콜레스테롤이 인체에 위험하지 않다는 미국의 가이드라인이 발표돼 학계 상식을 뒤엎은 데 이어, 안전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비스페놀A(BPA)도 기존의 학설을 뒤집는 발표가 나왔다. 미국과 유럽 식품당국이 BPA가 식품용기에 사용돼도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이다.

과연 안전할까. 아직 국내에서 BPA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보건당국에서 연이어 BPA가 인체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결론을 발표해 국내에서도 인식 전환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10일 한국PC·BPA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유럽식품안전청(EFSA)이 BPA의 노출로 인한 소비자 건강 위해성은 없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협회의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스티브 헨처스 세계 PC·BPA협회 사무총장은 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어 EFSA에서도 BPA의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발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BPA는 플라스틱·에폭시 수지 등의 제조에 사용되는 원료로, 항상 인체 유해성 논란이 있어 왔다. 세계적으로 매년 200만t 이상이 소비되고, 한국에서도 BPA 시장 규모가 2조 원을 넘는다. 과거 젖병, 플라스틱 음식용기 등에 사용됐고, 통조림 캔의 코팅으로도 사용된다. 하지만 인체 유해성 논란이 나오면서 우리나라와 유럽, 미국 등은 젖병의 BPA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EFSA는 2008년부터 과학위원회 등을 통해 450여 편의 학술 연구자료를 검토해 지난 1월 현재 소비자가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BPA의 양은 안전한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사용이 허가된 식품 용기나 포장재에서 녹아 나오는 정도의 BPA는 걱정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 FDA에서도 2013년 6월과 2014년 11월 홈페이지에 BPA가 안전한가에 대해 ‘그렇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는 그동안 연구된 인체 관련 수백 건의 논문을 토대로 5년간 자체 연구를 진행했고, 그 결과를 토대로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연구 내용 중에는 약물동태학 연구를 통해 BPA 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는 경우는 통조림 캔 수백 개를 먹어야 가능할 정도이며, 인체에 들어와도 대사과정을 통해 빠르게 배출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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