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펴낸 법인스님법인 스님의 사(思)생활 비법 10

1. 행복하고 좋아 보이는 것, 모두가 동의한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뒤집어 보라.

2. 삶의 변화는 익숙함과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데서 시작한다.

3. 위로받기 전에 냉엄하게 스스로의 문제를 진단해 보라.

4. 모호하게 말하지 말라.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말하라.

5. 나의 말도 의심하고 한 번 더 헤아려 보라.

6. 만족과 감사의 기도만이 나의 최선인가?

7. 이미지와 감성에 속지 마라.

8. 물어라. 묻지 않으면 길은 열리지 않는다.

9. 생각 그리고 사랑, 연습하면 무르익는다.

10.해탈과 천국은 ‘지금, 바로, 여기’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이 종교를 망칩니다. 산중 미학으로 흐르고, 마음과 개인 수행이 중심인 불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무소유, 검소, 청빈은 수행자의 본분일 뿐이지 궁극적 목적이 아닙니다. 거기에만 머물면 불교를 오도하는 것입니다.”

9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법인 스님은 온화한 미소에 말투도 차분했지만,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뼈가 있었다. 최근 출간한 산문집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불광출판사)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그는 “출가(出家)는 세상을 등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품고 수행하는 일”이라며 “부처님의 가르침이 (사회 문제의) 진단과 처방이 되는 지점을 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책은 사유·사색·성찰이 소멸한 사회를 꼬집는다. 일명 ‘검색의 시대’,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풍조가 만연한 현실이다. 스님은 ‘행복하고 좋아 보이는 것이나 모두가 동의한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뒤집어 보라’ ‘위로받기 전에 냉엄하게 스스로의 문제를 진단해 보라’ ‘모호하게 말하지 말라’ 등 자신의 사(思)생활 원칙을 들려주며 ‘헛것’에 홀려 살지 말 것을 당부한다. “다양성의 시대라고 하지만 오히려 사람들의 생각은 획일적입니다. 전통과 통념, 사회시스템에 강요된 생각대로 살지요.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나의 말도 의심하라’고 말했습니다.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자기 길이 보입니다.”

특히 스님은 어설픈 힐링과 무조건적인 위로를 경계했다. 그는 책에서 “치유는 일시적인 응급처방이 아닌 회복과 건강이 목적”이라며 “삶을 힘들고 괴롭게 하는 원인을 정확하고 정밀하게 찾아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괜찮다’고 덮어둘 것이 아니라 후벼 파서 그 내면을 바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유가 발생하고 ‘내’가 삶의 주체로 서는 순간도 바로 이 과정을 통해서다.

하지만 스님은 ‘사유의 회복’이 궁극의 단계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불교의 수행에는 문(聞)·사(思)·수(修), 듣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3단계가 있다”면서 “사유가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유하는 주체는 공동체에 기여할 때라야 존재 이유를 가진다는 것이다.

조계종 교육부장, 불교신문 주필 등을 지낸 그는 스스로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2009∼2012년 교육부장 당시 승가 교육 체계를 이론에서 실천 중심으로 개혁했다. “스님들의 연수 과정에 직접 복지센터에 나가 봉사활동을 하는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불교는 지혜와 자비가 양 날개인데, 이전까지는 너무 지혜만 강조해 왔어요. 시민의 각성과 행복이란 방향으로 교육 틀을 가져갔습니다.”

지난 2년 동안은 해남 대흥사 일지암에 내려가 해군 관심병사들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템플스테이를 운영했고 해남 지역민을 위한 ‘숲 속 도서관’ 설립 계획도 세웠다. 그는 “일지암은 산중사찰이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해나갈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공간”이라며 “불교만을 위한 불교는 안 된다”고 했다.

법인 스님은 지난 6일 시민단체 참여연대의 공동대표로도 선출됐다. 스님은 “부처님과 예수님의 생애를 보면 참여와 연대, 감시와 비판이라는 참여연대의 모토와 다르지 않다”면서 “그동안 시민들이 흘린 피땀으로 공부를 해왔으니 이제 밥값을 하고 싶다”고 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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