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가도 되죠?”

나오미가 불쑥 묻는 바람에 잔에 술을 채우려던 서동수가 술병을 내려놓았다. 벽시계가 밤 11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아침 일찍 돌아갈게요.”

손바닥으로 상기된 볼을 덮은 나오미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나야 언제나 환영이지.”

서동수가 다시 잔에 술을 따르면서 웃었다.

“그러고 보면 만난 지 꽤 되었지?”

“기억도 안 나시나 봐.”

나오미가 눈을 흘겼다.

“하긴 너무 바쁘셔서요.”

“그거, 여자관계를 말하는 건가?”

“아니, 요즘 바쁘시잖아요?”

“그쪽에서도 나하고의 관계를 다 알고 있겠지?”

잔을 든 서동수가 묻자 나오미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알겠지요.”

“지금도 우리 머리 위에 인공위성에서 찍고 있을까?”

“설마요.”

“그렇게 생각하면 더 자극이 일어나는 것 같지 않아?”

“그게 성 노출증 증세 아닌가요?”

“나오미 씨는 그거 아니지?”

“그럴 리가요.”

다시 눈을 흘긴 나오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까운 시간, 앉아서 허비하기 싫어요. 씻을래요.”

“같이 들어갈까?”

“욕조에 물 받아 놓을까요?”

“술 많이 마셨어. 샤워나 하지.”

서동수가 욕실로 다가가는 나오미의 뒷모습을 보면서 다시 술을 한 모금 삼켰다. 어느덧 섹스에 대한 기대감으로 온몸에 열기가 번졌다. 나오미의 역할을 정의하라면 바로 이것이다. 연결고리다. 서로 다 알면서 상대 측에게 심중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이 막힌 곳을 뚫어 주는 역할도 하며 상대방 입장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윽고 술잔을 내려놓은 서동수가 옷을 벗어던지고 욕실로 들어섰다.

“아유.”

샤워기 밑에 서 있던 나오미가 웃음 띤 얼굴로 몸을 비켰다. 물에 젖은 알몸이 눈부셨으므로 서동수가 눈을 가늘게 떴다.

“여전히 아름답군.”

다가선 서동수가 나오미의 어깨에 이어 젖가슴, 허리와 엉덩이까지를 두 손으로 쓸어내렸다.

“당신도요.”

나오미가 대뜸 두 손으로 서동수의 남성을 감싸 쥐면서 웃었다. 캡을 쓴 머리에 물줄기가 부서졌다.

“이게 언제 내 차지가 될까 하고 기다렸어요.”

“우리는 붙어 있는 상태야. 부산에서 49㎞밖에 떨어지지 않았다고.”

대마도다. 머리를 든 나오미가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날 안을 때마다 대마도를 떠올릴 작정이군요.”

“네가 처음부터 조상 이야기를 했잖아. 이것도 인연이지.”

서동수가 나오미의 허리를 당겨 안고는 젖은 입술에 키스했다. 나오미가 두 팔로 서동수의 목을 감아 안더니 하반신을 밀착시켰다. 서동수는 꿈틀거리는 나오미의 혀를 갈증 난 사람처럼 빨아들였다. 나오미가 하반신을 비벼대면서 가쁜 숨을 뱉는다. 물줄기가 둘의 머리 위로, 등으로 쏟아져 내리고 있다. 그때 입을 뗀 나오미가 가쁜 숨을 뱉으며 말했다.

“총리는 전쟁도 불사하겠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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