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건 사고가 이어지는 대한민국에서 주한 미국대사에 대한 테러가 특별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돌이켜보면 대통령 후보였던 김구 선생 암살이나, 문세광 사건, 박근혜 대표에 대한 테러도 있었고, 주한 일본대사에 대한 콘크리트 조각 테러도 시도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이 새롭게 비치는 건 왜일까?
외국 대사에 대한 테러일 뿐만 아니라, 미국대사가 크게 다쳤기 때문일 수도 있다. 최근 IS의 비인간적 테러에 대한 거부감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테러위험국으로 인식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을 것이고, 이 사건으로 인해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질 것을 우려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분석과 대책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의 몇 가지 문제점은 이미 확인된다.
첫째, 폭력과 테러가 얼마나 비인간적인 범죄인지에 대한 무지와 잘못된 소영웅주의가 문제의 한 원인이다. 불의를 응징하기 위한 폭력과 테러는 정당하다는 생각이나 이런 일에 앞장서는 것이 영웅적 행동이라는 생각을 갖는 것은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가입하려는 철없는 청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이를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들의 투쟁이나 독재정권에 대한 민주항쟁의 경우와 비교할 수는 없다. 정상적인 민주국가에서는 설령 불법에 대한 대응이라 하더라도 폭력과 테러가 아닌 법 절차에 따라야 한다.
둘째,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일 수 있다. 나만이, 내가 속한 집단만이 옳다는 극단적인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면 귀 기울이는 태도가 결여될 경우 폭력과 테러에 경도되기 쉽다. 그러한 극단적 주장과 과격한 행동은 극소수 급진주의자들을 제외한 대다수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결과가 된다. 언론이나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눈에 띄는 주장들은 극단적이고 과격한 것이 적지 않지만, 실제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다수의 국민은 조용한 가운데 결정권을 가지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조용한 다수는 극좌나 극우가 아닌 합리적 보수와 실용적 진보를 원한다. 극단과 강경은 결코 다수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
셋째,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법적 판단이 명확해야 한다. 폭력이나 테러도 일정한 경우 용인될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가 이번 사태를 조장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필요한 것이다. 일본의 망언이 괘씸해서 일본대사에 대한 테러는 정당하다는 생각, 크게 다치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생각이 더욱 심각한 테러를 조장한 것은 아닌지….
문제의 해결은 폭력과 테러의 심각성에 대한 국민의 생각을 일깨우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법과 언론이다. 특히 법원에서는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방위가 아닌) 폭력과 테러는 용인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선언해야 한다. 이는 법치의 기본적 요청이며, 이것이 흔들릴 경우 국가질서의 기초 곧, 국기(國基)가 흔들리게 된다.
또한 언론에서는 이러한 테러 문제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정확하게 전하고 납득시켜야 한다. 오늘날 테러 문제는 국가의 울타리를 넘어 국제적으로도 매우 중요성을 갖는 사안이다. 더구나 외국 대사에 대한 테러라면 말할 것도 없다.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확실하게 방지하기 위한 국가적·국민적 노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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