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싸고 주거생활 편리… 대학생 통학 인구도 늘어 10일 오전 충남 천안시 두정동 두정역 입구. 수도권 전철에서 방금 내린 대학생 차림의 젊은이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14개에 달하는 천안·아산권 각 대학으로 통학하는 대학생들이 학교로 가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행렬이다. 두정역과 KTX역인 천안·아산역 부근에서는 매일 수만 명의 대학생들이 이처럼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이 지역에 밀집한 대학 재학생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사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통학 전쟁의 한 장면이다.

충남 천안시는 지난 2004년 KTX 개통 이후 ‘서울시 천안구’, 인접 아산시 역시 2008년 수도권 전철 개통 이후 ‘서울시 아산구’로 불린다. 서울역에서 천안·아산역까지 고속철로 걸리는 시간은 42분. 출퇴근 시간만 놓고 보면 분당이나 일산 등 서울 외곽이나 위성도시보다 나을 수 있다. 수도권의 치솟는 전셋값 등으로 상대적으로 주거비용이 저렴한 이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통근족도 많아지고 있다.

2003년 46만 명이던 천안시 인구는 지난 2013년 60만 명을 넘어서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아산시 인구도 2013년 30만 명을 돌파했다. 삼성 SDI,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등 이 지역의 대규모 산업단지와 협력 기업에서 제공되는 풍부한 일자리도 인구 증가의 주요인이다. 천안의 사업체 수는 2009년 3만5800개에서 2013년 4만200여 개로 늘었다. 4년 만에 4400여개나 사업체 수가 증가했으니 고용 역시 풍부해질 수밖에 없다. 활발한 기업유치와 함께 신규 아파트 건설이 계속되고 도시 인프라도 빠르게 구축되면서 급속한 인구증가 현상을 보이는 셈이다.

과거 ‘호두과자’와 ‘온양온천’밖에 없던 천안과 아산이 중견 대도시로 도약하면서 도시환경 역시 급변하고 있다. 젊은 층과 대학생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상업시설이 증가하고 있다. 천안·아산역 바로 앞의 천안 갤러리아백화점은 외관부터 서울 백화점에 못지않은 세련됨을 뽐내고 있다. 수입 명품을 비롯한 패션 잡화류 매출 객단가가 웬만한 대도시 수준을 넘어선다는 것이 이 백화점 관계자의 귀띔이다.

물론 단기 고속성장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외지인 유입이 많아지다 보니 범죄율이 높아지고 지역 정체성이 퇴조되고 있다. 이 지역 대학가의 한 관계자는 “20여 년간 천안·아산지역 경제가 호황을 구가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들어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경제에 걸맞은 교육, 문화, 의료 시설 등 정주환경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천안=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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