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개전의 情 없다”면서도 執猶 金, 법정서 정당방위 주장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테러범 김기종(55) 씨가 과거 주한 일본 대사를 향해 콘크리트 덩어리 2개를 던진 혐의로 기소됐을 때 폭력 행위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법정에서 정당행위를 주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김 씨가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하며 범행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1일 당시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김 씨는 1·2심 법원에서 “그동안 독도 수호 활동을 해 동기와 목적의 정당성이 있었고, 당시 일본 대사의 이임, 광복절과 국치일이 임박해 긴급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형법 20조에 따른 정당행위를 주장한 것이다. 해당 법 조항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돼 있다.

김 씨는 “일본이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 대한민국의 영토 주권을 침해했으므로 우리나라 법의 보호를 받을 자격이 없다”며 외국사절 폭행죄에 대해서도 무죄를 주장했다.

김 씨는 2010년 7월 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특별강연회 도중 시게이에 도시노리(重家俊範) 당시 일본대사에게 지름 약 10㎝와 7㎝인 콘크리트 2개를 던진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의 폭력성과 반문명성,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한 바 없는 점 등을 고려하되, 피고인은 벌금형으로 1회 처벌받은 외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고, 분신 후유증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검찰은 “범행의 결과가 중한 데도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못했고, 피고인에게 개전의 정(잘못을 뉘우치는 마음가짐)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집행유예를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못하고 피해회복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범행 동기의 순수성만을 강조하며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벌금형 외에 범죄 전력이 없고,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의 정도가 크게 중하지 않다”고 밝혔다. 2심 재판 후 김 씨와 검찰은 모두 상고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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