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위기의 금융업계 - (6) 제 역할 못하는 자본시장주식시장통한 자금조달 비중
작년 대기업 73% - 中企 27%

코넥스 하루평균 거래량·대금
4만9266株·3억9197만원 뿐
개인 예탁금 3억원 내야하는등
투자자보호명분 접근문턱 높아

회사채 발행 비중은 더욱 열악
2011년 1.1%→ 작년 0% 추락

“채권보증전문회사 설립 통해
보다 쉬운 자금조달방안 필요”


중소·벤처기업이 국내 자본시장에서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코넥스 시장을 개설하고 모험자본을 활성화하는 등 정부의 다양한 대책에도 불구, 자금 조달면에서 갈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투자협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국내 기업이 주식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중소기업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6.4%로 대기업 자금(43.6%)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하지만 2009년 중소기업 대 대기업의 자금 조달 비율은 39.0% 대 61.0%로 역전됐다. 지난해엔 격차가 더욱 벌어져 중소기업이 27.1%, 대기업이 72.9%를 각각 차지했다.

이처럼 주식시장을 통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여력이 갈수록 악화하자 정부는 지난 2013년 창조경제의 성장사다리를 만들겠다며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 시장을 개설했다. 그러나 코넥스 시장은 외형 성장과는 달리 여전히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모험자본시장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코넥스 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3억9000만 원, 일 평균 거래량은 6만1000주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일 평균 거래대금은 3억9197만 원으로 사실상 나아진 것이 없었다. 일 평균 거래량은 오히려 4만9266주로 크게 줄어들었다.

거래가 부진하다 보니 지난해 전체 상장기업 가운데 거래가 형성된 기업의 비율은 하루 평균 32.6%에 그쳐 오히려 지난 2013년(49.6%)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사실상 상장사 10곳 가운데 7곳은 하루 종일 주식 거래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주식시장과 함께 국내 자본시장의 큰 축인 회사채 시장을 통한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지난 2008년 국내 기업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중소기업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0.9%에 불과했고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9.1%에 달했다.

지난 2009년에는 수치가 소폭 개선돼 중소기업 비중이 2%대까지 올라섰지만 이후 2010년 1.0%, 2011년 1.1%, 2012년과 2013년은 각각 0.1%를 기록하며 하향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 비율이 0%로 추락해 대기업 조달 자금이 100%를 차지하는 심각한 불균형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안정적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규제를 서둘러 완화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해 코넥스 시장을 개설했지만 정작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 아래 지나치게 규제의 문턱을 높게 유지해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개인투자자가 코넥스 주식을 사려면 예탁금 3억 원을 내야 하는데 금액 자체가 워낙 높아 사실상 일부 개인투자자들을 제외하고는 코넥스 시장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채권 보증 전문회사 설립 등을 통해 중소기업이 보다 쉽게 자금조달을 하는 방안도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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