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력 vs 논란 초래” 엇갈려
13일로 취임 40일을 맞는 유승민(사진)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대한 당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당·청 관계에서는 당의 존재감이 뚜렷하게 부각되는 등 합격점을 받고 있지만 대야 협상과 당내 정책 조율에 있어서는 물음표를 그리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자기 입장을 분명히 드러내는 유 원내대표의 ‘소신 정치’가 사안에 따라 불필요한 논란을 키우기도, 강한 추진력으로 나타나기도 하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청 관계’는 청와대에서 당으로 무게 중심이 확실히 이동하고 있다. 유 원내대표 취임 이후 각종 현안에 대해서 할 말은 하면서 당의 존재감이 부각됐다는 점은 계파를 불문하고 인정하는 대목이다.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를 당이 주도하고 고위 당·정·청 회의가 정례화되는 등 당이 주도권을 쥐고 가는 모양새다.
지난 2월 25일에 이어 두 번째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도 당이 ‘시간제한 없이 제대로 정책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해 일요일인 오는 15일에 열린다. 향후 정책 입안 과정에서 당의 입김이 더 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야 협상’에서는 오히려 야당에 끌려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원유철 정책위의장)라고 밝혔지만,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아특법)이나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 처리 과정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측의 요구를 너무 쉽게 수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꽤 있다.
영유아보육법이 부결된 상황에 대해선 당장 “너무 나이브한(순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유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여야가 서로 타협하고 신뢰하는 정치를 하고 있는 만큼 4월 국회를 지켜봐 달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전 원내대표들과는 다른 원내대표 상(象)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관련 의총 개최 여부 논란이나 최저임금 상향, 김영란법 처리 등에서 너무 원내대표의 소신을 강하게 내비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뚜렷한 소신이 문제를 확대시킨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드 관련 의총은 ‘유승민 의총’이 될 정도로 유 원내대표를 향한 당내 비판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소장파 의원은 “과거에는 위(청와대)의 지시를 그대로 밀어붙이기 위한 형식적 의총, 본회의 출석체크용 의총이었다면 유 원내대표의 취임 뒤 의총은 의원들의 입장을 최대한 듣고 반영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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