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에서 사망한 굴착기 기사 유족에게 줄 합의금을 마련하려고 서류를 위조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돈을 받아낸 건설사 관계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12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굴착기 운전기사 김모(48) 씨는 지난 2012년 12월까지 권모(52) 씨가 운영하는 건설기계 임대업체에 고용돼 일하다 퇴직했다. 퇴직금 명목으로 권 씨로부터 굴착기 한 대를 받은 김 씨는 2013년부터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일당 약 45만 원을 받으며 건설사와 계약을 맺고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개인 굴착기를 갖게 된 지 6개월 만인 2013년 6월 1일 오전 9시쯤 광진구 자양동 C 건설사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김 씨는 굴착기가 전복되면서 숨졌다.
 
이에 따라 건설사 현장소장 김모(57) 씨 등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광진경찰서에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 김 소장은 처벌을 면하기 위해 유족 측에게 2억 원의 합의금을 제시했고 합의가 성사되면서 결국 벌금 500만 원의 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2억 원의 합의금이 부담스러웠던 건설사와 김 소장은 공무부장 김모(43) 씨와 계략을 꾸몄다. 숨진 김 씨가 개인사업자가 아닌 C건설사에 고용된 직원인 것처럼 근로계약서 등을 위조한 것이다. 김 소장은 위조한 서류를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했고, 결국 사고는 산업재해로 인정돼 지난해 1월 1억5540만 원의 산재보험금 및 장례비가 공단에서 지급됐다. 건설사는 여기에 4400만 원을 더해 2억 원의 합의금을 숨진 김 씨의 유족에게 전달했다.
 
이들의 범죄는 중소 건설업체가 굴착기 기사를 직접 고용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데 의심을 품은 공단 측이 지난 2월 24일 뒤늦게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들통이 났다. 경찰은 사기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위반 혐의로 김 소장과 김 부장을 비롯해 서류조작을 방조한 건설사 부사장 손모(57) 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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