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 / 캐스파 헨더슨 지음, 이한음 옮김 / 은행나무

아기의 얼굴을 닮은 아홀로틀, ‘비너스의 허리띠’라는 별칭이 붙은 띠빗해파리, 털북숭이 앞다리(가슴다리)가 달린 예티게. 이틀 만에 수정란 안에서 완전한 물고기 형태가 완성되는 제브러피시, 장미 가시 같은 가시가 온몸에 나 있는 가시도마뱀 등….

영국의 환경·인권 전문가인 캐스파 헨더슨은 이 책에서 아홀로틀을 비롯해 상상하기 힘들지만 엄연히 지구상에 존재하는 기이한 생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나 단순히 신기한 생물들을 흥밋거리로 소개하는 가벼운 책은 아니다. 인간이 잘 접근하지 못하는 깊은 바다 속 생물들에 초점을 맞추면서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신화, 문학, 역사 등을 넘나들며 각 생물을 살핀다. 나아가 인간의 행동이 어떻게 이들의 생존에 직·간접적 영향을 줬는지까지 설명한다.

저자는 직접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내세우지 않는다. 그러나 ‘생존의 위기에 처한 듣도보도 못한 기이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다 보면 저절로 ‘이 아름다운 세상을 지키기 위해 인류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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