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장 통신병으로 근무하던 관심병사가 전문 상담관에게 고충을 토로했다가 이 사실이 대대장에게 전달되자 병사가 자살을 기도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13일 A부대에 따르면 경기북부 한 부대에 통신병으로 근무하던 B 일병이 지난달 13일 목을 매 자살을 시도하다가 동료 병사에게 발견돼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B 일병은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자살을 시도한 배경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B 일병은 대대장에게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수차례 폭언을 듣고 괴로워하다가 병영생활 전문 상담관을 찾았다.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은 군 생활 부적응 병사를 식별해 관리하고 자살예방교육 등을 담당하는 민간인 상담관이다.

민간인 전문 상담관이기에 괴로운 심정을 모두 털어놓은 조 일병은 한결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상담관이 대대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바로 다음날 대대장은 B 일병을 불러 추궁을 해 오히려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결국 B 일병은 부대 내 창고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B 일병의 상처는 더욱 깊어졌다.

사건을 접수한 육군본부와 헌병대는 B 일병이 가혹행위나 폭언에 시달렸는지, 상담관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특히 B 일병은 관심 병사로 분류돼 있는 만큼 또 한번 관리부실에 대한 책임도 면치 못할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B 일병의 상담내용을 보니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상담사가 대대장에게 알린 것 뿐”이라며 “상담관의 조언으로 B 일병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미리 파악해 자살을 시도했을 당시 빨리 발견하는데 오히려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대대장이 실제로 질책을 한 것인지 꾸중인지는 조사를 해봐야 알 것 같다”며 “지금까지 B 일병의 부모가 조사를 거부해 조사에 시간이 지연됐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국회에서도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의 국방부 기준 충족등급을 보유하지 않은 상담관이 많은 것으로 지적돼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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