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제품 無방부제·수작업
작년 30만개 판매 고속성장
온라인 쇼핑몰서 구매 가능
직원들에 맞춤형 반복 훈련
생산 능력 최고로 끌어올려
“중증장애인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에 천연비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장애를 가진 자녀가 당당한 사회인으로서 상당 수준의 월급까지 받아 오니 부모님들이 많이 뿌듯해하시죠.”
누야하우스는 천연비누와 천연세제, 천연화장품 등을 제조해 판매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서울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의 한 부설기관이었다가 2007년 독립적인 장애인보호작업시설로 등록된 후 2011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지난 13일 서울 은평구 구산동 누야하우스 사무실에서 만난 이금복 누야하우스 대표는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천연비누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30년 동안 장애인을 위한 사회복지사업에 헌신해온 그는 “누야하우스를 설립하기 전까지 문구류 포장 같은 임가공업 중심의 장애인보호작업시설을 운영했다”며 “물론 장애인 근로자들이 높은 임금을 벌려고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50명이 한 달을 일해도 한 명이 인건비 5만 원을 가져가기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을 통해 장애인의 소득 수준을 높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러 사업 아이템을 검토하던 중 수작업이 필요하고 상품가치도 높은 천연비누 사업이 제격이라는 판단이 섰다. 이 대표는 사업 아이템은 정했으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시설에서 근무하는 장애인 직원들도 그렇지만 이 대표조차 평생 기업 경영과는 먼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는 복지 마인드만 있어서 제조·판매 등 모든 부분이 힘에 부쳤다”며 “일단 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아카데미에서 사회적기업과 관련한 기본적인 지식을 쌓고,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에서 6개월 과정으로 경영수업을 받아서 경영철학을 키울 수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의 노력과 직원들의 근면성을 바탕으로 누야하우스는 그동안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 냈다. 천연비누를 생산한 첫해인 2005년 매출액이 7000만 원에 불과했으나 2014년에는 7억 원이 넘는 매출액을 올렸다. 9년 만에 10배가 넘는 매출 신장을 이룬 것이다. 사회적기업 중에서 눈에 띄게 큰 성공을 거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누야하우스는 2014년에만 30만 개의 천연비누와 화장품을 판매했다. 누야하우스의 제품이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이 대표는 “기업의식을 갖고 매년 신제품 개발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며 “기술 향상, 신제품 개발, 생산능력 확대 등을 통해 현재 출시된 제품이 60여 가지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요구르트·라벤더·로즈메리 등 고가의 천연재료를 이용한 20여 종의 천연비누와 스킨·로션·영양크림과 같은 30여 종의 천연화장품, 주방세제·천연샴푸 등 기타 제품 10여 종을 생산하고 있다. 성탄절에는 트리 장식물을 형상화한 컵케이크 비누, 부활절에는 달걀 모양의 비누를 출시한다. 이 외에도 도넛, 과일 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비누를 개발해 소비자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게다가 누야하우스는 월 생산가능량이 비누 7만 개, 천연화장품 3만 개 정도로 국내 천연비누 생산업체로서는 상위권의 생산능력을 자랑한다. 이 대표는 “직원들이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좋은 원료를 아끼지 않고 넣은 제품을 수작업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방부제나 계면활성제를 전혀 넣지 않아 일반 제품보다 단가가 높고, 스킨·로션의 경우 냉장 보관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정직하게 만들어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제품의 질뿐만 아니라 판로 확대도 누야하우스의 성장에 필수적인 요인이었다. 누야하우스 제품은 예스24, 현대Hmall, 핫트랙스 등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 제품 전문매장인 ‘36.5’나 서울 각지의 중증장애인 생산품 판매시설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또 여러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형태로 납품하고 있다. 경기 가평군 상면에 위치한 아침고요수목원에서 판매되는 기념품 중에 천연비누와 화장품 등은 모두 누야하우스에서 생산해 납품한 제품이다.
장애인 일자리 제공이라는 사회적 목적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사회적기업인 만큼 누야하우스는 이윤 창출에 앞서 장애인에게 좋은 직장이 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대표는 “직원 부모를 대상으로 한 직업상담, 직무분석, 현장평가를 통한 능력지수 개발 등을 실시하고 있다”며 “장애 정도에 따라 근로능력에 차이가 큰 만큼 개인마다 맞춤형 반복 훈련을 통해 생산능력을 갖출 수 있게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 번은 직원 부모들이 모두 모이는 부모회를 개최한다. 3월 부모회가 열린 지난 12일 역시 30여 명의 부모가 생산현장을 방문했다. 부모들은 자녀가 직장생활을 통해 예의와 규칙을 배우고, 집에 있을 때보다 한층 밝아져 큰 위로를 받는다고 한다. 많지 않은 월급이지만 자녀가 경제활동을 한다는 사실에 감동하고, 더 나아가 직장생활을 하는 자녀 덕분에 생활에 보탬이 된다. 이 대표는 “누야하우스에 자녀가 취직하면 부모들이 마치 명문대에 입학시킨 느낌이라고 한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더욱 많은 장애인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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