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믿음으로 한국에서도 ‘이미 해본 사람과 해볼 사람’으로 만들려는 골프장 최고경영자(CEO)가 있습니다. 골프장 CEO는 좋은 코스와 서비스, 시설에만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는 골프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바쁜 시간을 쪼개 서울에서 4시간이나 투자해서 오는 곳입니다. 무엇인가 하나를 더 드리고 싶다는 생각 끝에 골프장 둘레길을 만들기로 했답니다. 처음엔 직원들도 부정적이었다고 합니다. 괜히 일만 만들어 성가시게 한다는 생각이 더 컸겠지요.
하긴 서명숙 제주올레길 이사장도 처음에 올레길을 낸다고 했을 때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다고 합니다. 외지인들이 오는 게 달갑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외지인들이 다녀가면서 지역 매출도 오르고 무엇보다 많은 사람이 올레길을 찾아와 힐링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역 주민들은 이제 최고의 응원자가 됐다고 합니다.
파인비치 서형종 대표는 골프장 CEO에 재부임하면서 매일 골프장 코스에 나가 생각했습니다. 바다가 조망되고 아름다운 낙조가 있고 골프장 숲이 있는 이 아름다운 곳을 골퍼들에게 나눠 드리자는 생각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러고는 2.5㎞에 달하는 해안가 둘레길을 만들었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밤에 산책할 수 있는 천사길(왕복 1004m)도 조성했습니다. 황톳길과 동백나무 숲, 그리고 조금은 역한 향기를 내는 비열한 나무숲을 걸으며 자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느새 행복해졌습니다. 죽 해변 둘레길을 걷다 보니 ‘사색의 벤치’가 해변 숲에 놓여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낙조가 너무도 황홀합니다. 쓰지 않는 해변 초소엔 빨간 우체통을 설치할 예정입니다. 나 자신, 가족, 친구, 지인에게 못 썼던 편지를 1년 후에 받아 볼 수 있는 느림 미학 우체통입니다. 골프장 코스도 아름답지만 코스 주변을 돌아보는 둘레길이 더 마음속에 와 행복의 꽃으로 피어납니다. 빨리빨리를 외치던 우리 현대인들에겐 더없이 권하고 싶은 힐링 장소입니다.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길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둘레길이 골프장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사람의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고 합니다. 파인비치 서 대표의 생각 하나가 많은 골퍼에게 행복을 선사합니다. 그리고 단언컨대 우리 골퍼들도 ‘파인비치 둘레길을 다녀온 사람과 다녀올 사람’ 두 부류로 구분될 것이라고 확신해 봅니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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