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운데)가 16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3박 4일 일정으로 15일 방한한 류 부장조리는 한국 측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해 외교적 결례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운데)가 16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3박 4일 일정으로 15일 방한한 류 부장조리는 한국 측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해 외교적 결례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교 / 워싱턴 특파원

지난 2월 3일 북극 상공 800㎞ 우주공간에서 있었던 일이다. 미국 공군의 군사기상위성시스템 13호(DMSP-13) 인공위성이 산산조각 났다. 미국은 폭발 사실을 즉각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밀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콜로라도주 우주표준혁신그래픽분석센터의 천문연구학자 T S 켈소는 우주공간을 떠도는 43개의 파편을 발견하고 DMSP-13호의 폭발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는 우주과학 연구매체인 스페이스뉴스에 2월 25일 내용을 공개했다. 미 공군은 “돌연한 온도상승으로 위성체가 정지 고도를 상실했다”고 해명했다.

미국에서는 ‘신무기 실험설’이 떠돌았다. 미 공군이 극비리에 위성파괴 실험을 했다는 추측이었다. DMSP-13호는 1995년 발사된 위성으로 수명이 끝난 상태였다. 태양흑점의 폭발이 온도상승 원인이라는 추정은 설득력이 크지 않았다. 기상위성과 스파이 위성은 비슷한 우주공간 고도에 위치한다.

미국은 스파이 위성 숫자를 1급 기밀로 취급하고 있다. 현재 미 공군은 DMSP-20호까지 운용하고 있다. 미국은 핵전쟁시 백악관과 군 수뇌부를 연결하는 별도의 고등극고주파(AEHF) 인공위성을 갖추고 있을 정도로 수많은 인공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중국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에는 서울을 방문한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의 “미국과 한국이 타당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바란다’는 외교 어법이지만 사실상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의사표시였다. 중국은 사드의 X밴드 레이더의 탐지거리(1800∼2000㎞)로 볼 때 군사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중국의 우려는 이해는 가지만 현실성은 떨어진다. 미국은 거미줄 같은 스파이 위성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중국의 군사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사드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미국보다 앞선 위성파괴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역시 그런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중국은 이미 2007년에 우주공간으로 미사일을 발사해 위성을 파괴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대국인 중국과 미국의 대결은 지구의 지상과 바다는 물론 우주공간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미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원하는 진짜 이유가 궁금했다. 워싱턴 DC의 싱크탱크에 있는 한 군사 전문가는 “북한의 군사 위협에 대한 대응이지만, 무엇보다 주한미군을 위한 안전조치”라고 답했다.

1945년 일본 히로시마(廣島) 원자폭탄 투하 당시 반경 2㎞ 이내 모든 것이 완전히 파괴됐다. 북한의 1차 타격 대상은 한반도에 주둔한 미군이다. 전쟁 발발 시 승리를 위해서는 핵 탑재 미사일로 주한미군 2만여 명을 선제 타격하고 단시간에 남한 영토 전체를 무력 점령해야 한다.

박근혜정부는 사드 배치를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공간 속에 가둬왔다. 결과적으로 보면 중국의 반대라는 부담을 스스로 끌어안은 셈이다. 미국이 주한미군을 염려하는 것처럼 처음부터 국민 안전을 최우선에 놓고 검토할 사안이었다.

지금까지 우리의 안보 의식은 강대국 대립구도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국가안보상 사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직접 구입해 한국군이 운용해야 한다.

사드 레이더로 파악한 북한 미사일 정보는 미국·중국과 함께 공유해야 한다. 사드 배치는 북핵 위협에 대한 한·미·중 군사협력의 새 시대로 나가는 계기다. 적극적인 창조 외교로 대국을 움직여 나가야 한다.

jklee@munhwa.com
이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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