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형법 제246조 제1항은 ‘도박을 한 사람은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법은 도박을 금지하면서도 정부가 사행산업을 허가한 목적은 명문화하지 않고 있다. 다만, ‘사행산업 통합 감독위원회법’에서 ‘위원회를 설치하여 사행산업으로 인한 부작용 최소화와 불법사행산업에 대한 감시를 통하여 사행산업이 건전한 여가 및 레저산업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복지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을 뿐이다.(제1조)
그러니 우리 사회는 정부가 사행산업을 허가한 목적은 궁금해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는 정부나 일부 단체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복권을 운영하는 정도다. 대다수의 국가는 국민 가운데 여가 활동으로 도박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고 있으며, 동시에 이러한 도박의 폐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도박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폐해가 없도록 하기 위한 방책으로 사행산업을 허가하고 있다. 따라서 사행산업 사업자들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최소화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사행산업의 허가 목적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적어도 사행산업 사업자는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윤리강령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시행할 의무가 있다. 전자카드 제도는 이러한 윤리 강령의 하나다.
전자카드 제도는 정부가 독촉할 사안이 아니라,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이용자 보호를 위해 나서야 할 사안이다. 전자카드의 목적은 이용자를 감시하거나 인권을 침해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용자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며 여러 나라의 사업자들이 시행하고 있다. 전자카드를 이용해 자신이 게임에 사용할 상한액을 미리 정하고, 일정 기간 얼마나 게임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하며, 필요한 경우 도박을 하지 않는 기간을 스스로 설정하게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다른 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전자카드의 기능이다. 즉, 이용자들이 자신이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에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판단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기능이라는 것이다.
여러 나라에서 전자카드를 시행한 결과를 보면, 전자카드 이용자들은 이를 사용하지 않은 이용자에 비해 회기당 투입되는 시간과 돈이 줄어들었으며, 특히 지속적으로 도박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용자들이 전자카드를 자발적으로 사용하는 비율도 높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시범 운영한 결과 이용자들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줄어들고 매출액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긍정적인 보고가 있다.
합법적인 사행산업이 불법 도박과 다른 점은 안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처럼 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춰진 환경에서는 온라인 도박으로 인한 문제가 더 커질 것이다. 전자카드 도입으로 인해 사업자들의 수입 감소, 이용자들의 불편함 같은 우려는 다소 있겠지만, 도박 폐해를 줄이기 위해 허가된 합법적 사행산업 사업자들이 전자카드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눈덩이처럼 커지는 도박 중독의 폐해는 어찌할 것인가?
정부 역시 풍선 효과 최소화를 위해 불법 도박을 엄단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보완하고 불법도박 근절에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또한, 도박 대안 활동의 장려, 불법 도박 광고의 근절, 다양한 예방 프로그램과 같은 도박 수요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단속을 강화하는 수준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불법 도박의 뿌리를 뽑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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