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가 선행(先行)학습 전면 금지 정책을 시행 6개월 만에 부분적으로 시정하겠다고 나섰다. 이 정책이 교육적이지도 현실적이지도 않음을 자인한 셈이다. 교육부는 17일 “금지 대상에서 ‘학교 내 방과 후(後) 수업’은 제외하는 내용의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18일 입법예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3월 11일 제정·공포되고 9월 12일부터 시행된 이 특별법은 줄곧 반(反)교육 포퓰리즘 비판을 받아온 것으로, 부분 수정 아닌 원천 폐기가 정도(正道)다.

선행학습 여부는 교사와 학교가 학생들의 학습 능력과 상황에 따라 판단할 일이다. ‘방과 후 수업’뿐만 아니라 정규 수업 시간이라고 해서 다를 수 없다. 물론 학교 수업의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자녀에게까지 상급 과정을 무리하게 가르치려고 하는 학부모 일각의 빗나간 풍조가 개탄스럽긴 하다. 그런 선행교육은 효과도 없는데다가 시간과 비용의 낭비다. 그러나 해당 과정을 충분히 익힌 학생들의 다음 단계 학습을 막는 것은 학습권 침해이면서 강제로 학력을 저하시키려고 하는 황당한 처사이기도 하다.

‘공교육 정상화 촉진’이라는 법안 명칭에서도 나타나듯 박 대통령은 사(私)교육 의존도를 줄이겠다며 선행학습 금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이는 발상부터 빗나간 것이었다. 올바른 해법은 수준별 수업 등 공교육의 수월성 강화임에도 거꾸로 평등지상주의 요구에 휘둘리는 쪽으로 갔다. 이번 개정안 입법예고 배경도 학교에서의 선행학습 금지가 사교육을 더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확인됐기 때문이지 않은가. 선행학습 금지에 더 이상 연연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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