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다문화가정 ‘고향보내주기’ 한국 시집 온 中 ‘하얼댁’

남편·아들과 고국 방문

“눈물나게 그리웠던 가족 만나”

외국인 6만명… 구민의 15%

사업 수혜자 올 100명 넘을듯


중국 하얼빈(哈爾濱)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와 ‘하얼댁’으로 불리는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 거주 구민 리모(여·48) 씨는 최근 구의 도움으로 거의 10년 만에 고향에 다녀왔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2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에 남편 병간호까지 하느라 그동안 다녀올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남편이 소아마비 4급으로 경제활동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간경화까지 얻게 돼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졌다. 보증금 3800만 원에 월세 10여만 원짜리 임대주택에 살면서 정부 지원금과 아르바이트로 번 돈 60만 원으로 근근이 생계를 꾸리던 차에 드디어 꿈에 그리던 고향 땅을 밟게 됐다.

리 씨는 “구에서 추진하는 고국 방문 지원 대상으로 뽑혀 지난해 말 남편과 아들의 손을 잡고 어렵사리 고향에 다녀올 수 있었다”며 “눈물 나게 그리웠던 가족들을 만나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 한국에서의 고된 생활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다문화 1번지’ 영등포구(구청장 조길형)가 이처럼 저소득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고향 보내주기’ 사업을 꾸준히 펼친 결과, 올해 수혜 대상이 1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며 현재까지 구민 82명의 가족 간 만남을 지원해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고 구는 설명했다.

현재 구 전체인구 약 39만 명 가운데 15.1%에 이르는 5만8900명 정도가 외국인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구민 7명 중 1명이 외국인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는 다문화 가속화를 ‘피할 수 없는 물결’로 인식하고 2009년 개관한 영등포글로벌빌리지센터(현 서남권글로벌센터)를 중심으로 교육·복지·문화 부문에서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민자로 자율방범대를 구성하거나 주민공동이용시설 관리를 맡기는 등 이들이 원주민들과 어우러지며 바람직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조길형 구청장은 “다문화 시대 외국인들이 원주민들과 성공적으로 어우러질 수 있도록 소통과 화합 풍토 조성에 꾸준히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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