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반짝반짝성공과 행복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주인공이 온갖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성공하여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도 그래서이다. 하지만 시대착오적인 ‘캔디렐라’ 스토리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저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불과할 뿐이다. 이런저런 잡음과 함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SBS 주말특별기획 ‘내 마음 반짝반짝’이 그렇다.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원수를 상대로 복수심을 불태우면서도 특유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한 여자와 그녀의 가족 이야기는 기존 가족드라마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그 내용이 지나치게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이다.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진심원조통닭을 부활시키기 위해 외로워도 슬퍼도 씩씩하게 생활하는 막내 이순정(남보라)의 사연은 기존 캔디렐라 스토리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원수와 결혼하여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첫째 이순진(장신영)과 어머니의 재능을 물려받아 피아노를 전공하지만 가난 때문에 술집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둘째 이순수(이태임)의 비극적인 사연은 30년 전 이야기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퇴행적이다.

동생 이순정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천운탁(배수빈)과 결혼했다가 뒤늦게 그가 아버지를 죽게 만든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분노를 참지 못하는 이순진이나, 술집에서 만난 재벌2세 표성주(윤다훈)와 사랑에 빠지는 이순수는 연민의 대상조차 되지 못할 만큼 상투적이고 진부하기만 하다. 게다가 아내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며 성폭행에 가까운 부부관계를 요구하고, 여동생들은 물론 어머니마저 자신이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는 천운탁의 모습은 경악스러움 그 자체일 뿐이다.

그런가 하면 대학 진학보다 아버지의 치킨가게를 물려받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여고생 이순정이 천운탁의 계략에 희생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들은 헛웃음을 유발할 정도로 비현실적이다. 천운탁을 피해 도망친 이순정이 통닭구이 가게에서 양념 소스 비법을 알아내고 3년 동안 일하면서 받지 못한 돈을 빼돌려 야반도주하여 치킨 가게를 개업하는 상황들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이순정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은 억척스러움이 아니라 억지스러움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드라마는 치킨을 주요 소재로 삼은 이유를 치킨이 “서민들이 다른 음식 대비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칼로리와 단백질’을 얻을 수 있는 서민적인 음식이며, 지친 삶을 위로할 수 있는 서민적인 정서의 한 지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여기에 동의하는 시청자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의 횡포 때문에 고통받는 골목상권의 실상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밝고 따뜻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가족드라마는 일상의 삶에 지친 시청자들의 기운을 북돋워 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실성을 담보하지 못한 가족드라마는 오히려 서민의 일상을 왜곡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킬 뿐이다. 시대착오적인 캔디렐라 스토리로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충남대 교수·드라마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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