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지브랜드를 40년 넘게 다스리는 아비비는 1952년 이곳으로 이주, 어부로 생활하다가 국립공원을 지으려던 이스라엘 정부와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하게 된다. 이스라엘 정부는 아비비 부부가 불법 건축물을 지었다며 이들의 자택을 강제로 철거했고 아비비는 1971년 “이스라엘을 사랑하지만 정부는 증오한다”며 항의의 의미로 아크지브랜드라는 소국을 설립했다. 이어 이스라엘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아비비는 결국 법원에서 이 지역 땅을 국가로부터 99년간 임차할 수 있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아비비처럼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진 않더라도 정부가 자신을 보호하거나 대표하지 못한다고 불만을 가지는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적지 않다. 이 중 일부는 과격화돼 국가 안보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 세계 최강대국을 자처하는 미국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달 펴낸 보고서에서 최대 위험 요소로 이슬람 무장조직이 아닌 정부와 헌법의 권위를 거부하고 이를 공격하기까지 하는 무정부주의 세력, 즉 ‘극단주의적 소버린 시티즌(Sovereign Citizen Extremist)’을 꼽았다.
비단 이스라엘과 미국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권위주의적 정부, 정치 싸움에만 골몰한 국회를 보고 있노라면 어느 나라 국민이든 국가에 회의와 실망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지사다.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는 한국에서도 국민들이 느끼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이쯤에서 국민들을 막다른 길로 내몰고 있는 것은 누구인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