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극복 박정옥 씨청소하다 자활기업 대표맡아
직원 40명 8억대 회사로 키워


“이제 나눔을 실천하는 일만 남은 것 같아요.”

기초생활수급대상자였던 50대 청각장애 여성이 직원이 40여 명인 사회적 기업 대표가 돼 이웃사랑 실천에 나서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대구 수성구 범물동 소재 ㈜청소하는 마을 대표 박정옥(여·54·사진) 씨.

그는 19일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참고 견딘 것이 사회적 기업 대표로 이웃을 둘러보는 여유마저 찾게 해줬다”고 말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박 대표는 25년 전 병으로 달팽이관이 감염되는 바람에 청각장애인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어렵게 꾸린 가정은 형편이 나아지지 않아 그를 더욱 힘들게 했고, 특별한 기술도 없어서 식당 허드렛일을 전전했다. 하지만 청력 때문에 실수하기 일쑤였다.

그는 결국 지난 2005년 기초생활수급대상자가 됐고, 구청 청소업무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해 일하게 됐다. 그런데 이 일이 그의 삶을 바꿔 놓았다. 그는 2010년 자활기업 ‘청소하는 마을’로 스카우트됐고 꼬여있던 삶도 풀리기 시작했다. 입사하자마자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고 곧바로 대표가 된 것. 그는 2012년에는 이 기업을 고용노동부 청소분야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도록 이끌었고 자신도 기초생활수급대상에서도 벗어났다. 또 지난해엔 규모를 직원 40여 명에 연 매출 8억 원에 이르는 기업으로 키웠다. 이같은 인생역전을 이룬 그는 “주변의 도움으로 새 삶을 살 수 있었다”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수성구에서 운영하는 ‘착한 나눔가게’에 매월 50만 원씩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박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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