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커진 남산한옥마을도 볼만 서울 충무로는 한국 영화의 본거지다. 10여년 전만 해도 충무로를 거닐다 보면 우리나라 주상복합아파트의 원조 격인 진양상가에 살던 노배우 고 전택이-노경희 씨 부부를 종종 슈퍼 앞에서 만날 수 있었다. 또 전설적인 대중가요 작사·작곡가였던 고 반야월(半夜月) 씨가 수십년간 사무실을 내고 둥지를 틀었던 곳도 명보극장 바로 옆 골목이었다.

수도방위사령부가 있던 자리에 조성한 남산골한옥마을은 서울 시내에 흩어져 있던 서울시 민속자료로 지정된 전통 한옥 5채를 이전 복원한 곳인데 지금은 국악당 등 그 수가 많이 늘어났다.

철종의 부마(駙馬)이자 영혜옹주의 남편이었던 박영효의 관훈동 저택을 비롯하여 조선의 마지막 황제 순종의 비였던 순정효황후(純貞孝皇后)의 친가인 윤택영의 제기동 대저택도 이곳으로 옮겨 놓아 대단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구한말 오위장(五衛將)을 지낸 김영춘 가옥은 특이한 건축양식으로 많은 이의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끈다.

여기저기에 산재한 사적지도 적지 않아 지금의 명보극장 앞에는 겨레의 성웅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생가터가 있으며 덕수중학교 초입의 인현어린이공원은 일본 사신들이 머물곤 했던 동평관(東平館) 자리다. 진양상가 건너 쪽 필동 초입에는 저 유명한 ‘징비록(懲毖錄)’의 저자이자 임진왜란 당시 명재상 서애 유성룡의 집터가 있다.

우리나라 1950년대의 시간이 고스란히 머물러 있는 충무로 인쇄골목은 원초적인 인간 정서의 정감을 다독거려 주는 곳이다. 인근에 명소며 유명한 역사 유적들이 적지 않아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걷는다면 그런대로 아이들의 학습 효과는 물론 쏠쏠한 재미도 수월찮을 것이다. 연일 황사다 미세먼지다 하여 도심지의 혼탁한 희뿌연 잿빛 하늘 아래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인데 한 번쯤은 삶의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정겨운 골목길을 걸어보는 것도 쫀쫀한 수확이 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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