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땐 對美외교 ‘실패’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청와대와 정부는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일본 총리의 미 상·하원 합동연설은 전례가 없는 일로, 이게 실제로 성사되면 일본 정부는 외교사에 남을 쾌거를 달성하는 셈이지만 한국 정부는 대미외교 실패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외교부 관계자들은 20일 아베 총리의 미 상·하원 합동연설 추진과 관련해 가급적 말을 아끼려는 분위기였다. 한 고위 관계자는 “아직 (아베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이) 결정되지 않은 것 같다”고 여지를 두면서도 “만약 연설을 하게 된다면 상·하원 합동연설은 처음이고, 의회 연설은 4번째가 된다”며 한 발 물러섰다. 다른 관계자는 “아베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 가능성이 높은지 안 높은지조차도 우리가 언급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설마 했던 일이 현실화되는 난감한 상황을 맞은 정부 당국자들의 당혹감이 묻어났다.
실제로 미 상·하원이 아베 총리의 연설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청와대와 정부가 예상치 않았던 일이다. 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의 방미 때 상·하원 합동연설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진작부터 알려졌지만,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곳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이 1941년 12월 8일 진주만 공습에 대해 ‘치욕의 날’이라고 선언했던 곳”이라며 그 실현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
미·일 관계가 현재보다 훨씬 더 좋았다고 평가받았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기였던 2006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연설도 무산됐다는 게 그 근거였다.
청와대와 정부는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힌 격이지만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오남석·방승배 기자 greentea@munhwa.com
청와대와 외교부 관계자들은 20일 아베 총리의 미 상·하원 합동연설 추진과 관련해 가급적 말을 아끼려는 분위기였다. 한 고위 관계자는 “아직 (아베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이) 결정되지 않은 것 같다”고 여지를 두면서도 “만약 연설을 하게 된다면 상·하원 합동연설은 처음이고, 의회 연설은 4번째가 된다”며 한 발 물러섰다. 다른 관계자는 “아베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 가능성이 높은지 안 높은지조차도 우리가 언급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설마 했던 일이 현실화되는 난감한 상황을 맞은 정부 당국자들의 당혹감이 묻어났다.
실제로 미 상·하원이 아베 총리의 연설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청와대와 정부가 예상치 않았던 일이다. 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의 방미 때 상·하원 합동연설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진작부터 알려졌지만,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곳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이 1941년 12월 8일 진주만 공습에 대해 ‘치욕의 날’이라고 선언했던 곳”이라며 그 실현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
미·일 관계가 현재보다 훨씬 더 좋았다고 평가받았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기였던 2006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연설도 무산됐다는 게 그 근거였다.
청와대와 정부는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힌 격이지만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오남석·방승배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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