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 없는 ‘원샷 원킬’ 홍준표 경남지사의 ‘칼’은 거침이 없다. 야권과 진보 진영이 지켜 내려 했던 진주의료원과 무상급식이 그의 단칼에 나가떨어졌다. 한마디로 문제가 있다고 한번 결정한 사안에 대해서는 ‘원샷(one shot) 원킬(one kill)’이다.

진주의료원은 직원들과 진보 진영의 강력한 반발에도 적자 누적과 강성노조에 의한 경영난 등을 이유로 2013년 폐업시켜 버렸다. 정부도 홍 지사를 만류했으나 끝까지 밀어붙여 법인까지 해산시키며 아예 논란의 싹을 잘라버렸다. 보편적 복지인 초·중·고교 무상급식이 두 번째 희생양이 됐다. 도교육청이 경남도 지원예산에 대한 감사를 거부하자 전격적으로 지원을 끊고, 대신 서민 자녀를 직접 지원하는 선택적 복지사업을 시작했다. 당장 4월부터 돈을 내고 밥을 먹어야 할 21만여 명의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강력한 반발이 불을 보듯 뻔했지만 결정은 단호했고 실행은 신속했다. 선출직 단체장으로선 쉽지 않은 결정이다. 강단 있게 일을 추진하는 모습 속에 선택적 복지 지지세력만 끌어안고 가겠다는 그만의 셈법이 읽힌다.

관행에 빠져 정체돼 있던 경남 도정도 그의 칼을 피해 가지 못했다. 감사관실은 그의 칼이 돼 전 산하기관은 물론, 아파트관리비 등 감사 권한이 미치는 곳은 어디든 헤집고 들어가 구조적 문제점을 찾아내고 적폐와 비리의 환부를 도려내고 있다. 동력은 아직도 그의 핏속에 남아 있는 ‘검사 DNA’다.

홍 지사는 ‘모래시계 검사’로 명성을 날리게 해준 슬롯머신 사건 수사 등 13년간의 검사생활과 4선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대표, 당 대표를 하는 동안 세력 없이 홀로 길을 개척해 왔다.

1인 독립기관에서 340만 명의 수장으로 변신한 지금, 홍 지사는 차기 대권 도전의 속내도 숨기지 않는다. 지난 1월 기자들에게 “정치하는 사람 로망이 대선이다. 지난 2년간 경남도정을 안정시켰으니 서서히 여의도에 우호세력을 결집하는 데 나서겠다”고 했다. 진주의료원 폐업에 이어 누구도 건드리기 싫은 ‘무상복지(급식) 회수’라는 그의 승부수가 남은 정치인생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창원=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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