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일 개막… 6개월간 개최 145개국 중 9번째로 큰 규모(1) 한식이 엑스포에 가는 이유
밀라노 시내 중심가에 있는 밀라노엑스포 게이트. 엑스포 티켓 판매를 비롯해 각종 전시, 홍보행사가 열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한국이 오는 5월 1일 개막하는 밀라노엑스포에서 ‘K-푸드’를 들고 한류 세계화에 나선다. 한국은 이번 엑스포를 통해 ‘발효, 저장음식’으로서 한식의 우수성을 세계인들에게 확실히 알릴 계획이다. 밀라노엑스포 개막을 앞두고 2000만 명의 세계인이 몰려들 현지의 준비 상황부터 한식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쳐 보일지 그리고 밀라노엑스포를 전후한 주요 문화행사 등을 입체적으로 취재해 4회에 걸쳐 소개한다.
밀라노엑스포 홍보 포스터(위)와 엑스포장에 들어설 한국관 조감도.
“인류에게 질 좋고, 건강에 유익한 먹거리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방식으로 보장해 주는 것이 가능한가.”
‘식량(Food)’을 화두로 내건 2015 밀라노엑스포 개막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밀라노엑스포는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6개월(184일)간 이탈리아 밀라노시 외곽 110만㎡ 부지 위에 세워진 박람회장을 중심으로 열린다.
식량은 이제 인류가 당면한 지상 최대의 과제이며 화두다. 세계 인구 9억 명이 기아와 영양실조로 고통을 받고 있는 반면, 같은 숫자의 인구는 거꾸로 영양과잉(비만)과 ‘사이비’ 다이어트에 내몰리고 있다. 밀라노엑스포의 주제가 ‘지구 식량 공급, 생명이 에너지(Feeding the Planet, Energy for Life)’인 것도 바로 그 같은 현실 인식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엑스포에 참가국 145개국 중 9번째로 큰 규모의 한국관을 설치해 참가한다. 한국관은 연면적만 3990㎡(부지 면적 3880㎡)에 이른다. 규모만 따지면 독일, 중국, 스위스, 아랍에미리트(UAE), 터키, 일본, 러시아, 브라질에 이어 9번째다. 한국은 이번 엑스포에서 한식의 철학과 식문화를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밀라노엑스포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남다르다. 이명박정부 때 ‘한식 세계화 사업을 펼쳤지만 지지부진한 상태에 빠져 있다가 결국 국고보조금 일몰제 대상이 되기도 했다. 따라서 국민들은 이번 엑스포 참가를 통해 명실공히 ‘한식세계화’를 이뤄 한식이 케이팝(K-POP)처럼 또 한번 한류 열기의 주역이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한식의 우수함을 전 세계에 알릴 한국관은 ‘한식, 미래를 향한 제안: 음식이 곧 생명이다’를 주제로 우리 전통의 음식을 담는 그릇 달항아리를 형상화해 만들어진다. 전시관 1층에는 한식레스토랑, 2층엔 전시관이 들어서는데 전시관인 2층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조화와 발효, 저장 등 한식에 담긴 지혜를 첨단 미디어 예술을 활용해 관람객들에게 펼쳐 보인다.
한국은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우리 한식에 담긴 과학성과 그 우수성을 세계인들에게 중점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특히 한국관의 360여 개의 옹기가 꽉 들어찬 전시실은 이색적인 공간으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며 한식의 우수함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전시관 관람을 마친 방문객들에게 1층 한식레스토랑에서는 행사 기간 동안 맛, 재료, 영양의 균형을 고려한 테마 메뉴를 제공한다.
이번 엑스포에선 저장·발효식품인 김치가 또 한번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치는 재료의 신선도, 배추절임의 염도와 수분 유지, 적정한 온도와 산소 등으로 ‘균형’을 갖춰야 하며, 장기간 ‘저장’하고 ‘발효’돼 유익한 건강식품으로 탄생한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관람객들은 이처럼 발효, 저장, 균형 등 과학적인 조리 과정을 미디어 예술장치를 통해 지켜본 후 직접 시식, 한식이 면역력을 올려주는 ‘건강식품’이자, 몸을 날씬하게 만들어 주는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것을 체감한다. 특히 이번 엑스포에서 한국은 우리 음식의 우수함뿐 아니라 ‘식문화’도 세계인들에게 홍보할 계획이다. 한식의 한상차림 문화도 그중 하나다. 음식 재료 간의 궁합, 음식과 사람과의 조화를 중시해 음식이 곧 약이라는 ‘약식동원’ 사상도 참관인들에게 전달된다. 또한 먹는 이가 한상 위에서 비빔, 쌈 등을 활용해 본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맛을 만들어 내는 한식의 독특한 문화도 국제무대에서 시선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한국 음식과 한국의 식문화가 인류 전체에게 건강한 미래 식량으로서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자연스럽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최진 밀라노엑스포팀 팀장은 “문화창조의 시대를 맞아 엑스포도 성격이 산업에서 종합문화예술 영역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주관부처가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 변경된 것도 이번 엑스포의 주제가 음식이고 음식을 문화로 보는 시각이 대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