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업 시장은 타격 불가피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오늘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정식 서명으로 양국 관계는 경제 분야는 물론이고 문화와 인적교류·안보·국제협력 등 다방면에서 한 차원 높은 협력을 해나갈 수 있는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방한한 존 필립 키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뉴질랜드 FTA는 양국 수교 53년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뜻깊은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키 총리는 FTA 협상 타결과 서명에 이르기까지 박 대통령의 관심에 사의를 표하고 “한·뉴질랜드 FTA는 타결까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잠재력도 크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박 대통령과 키 총리는 이날 회담을 마친 뒤 양국 정부 간의 FTA 정식 서명식을 지켜봤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65개월을 끌어온 양국 FTA 협상 타결을 선언한 바 있다.
한·뉴질랜드 FTA가 양국 의회 비준을 거쳐 연내 발효되면 양국 간 제조·서비스 분야 등의 교류가 크게 확대되면서 오세아니아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뉴질랜드는 공산품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번 FTA로 타이어와 세탁기는 즉시 관세가 철폐되고 냉장고, 건설중장비, 자동차 부품 등 대부분이 3년 내에 관세가 철폐돼 한국 공산품의 뉴질랜드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뉴질랜드의 워킹홀리데이(젊은이들이 방문한 국가에서 최대 1년간 취업할 수 있도록 특별히 허가해 주는 제도) 입국 쿼터가 연간 1800명에서 3000명으로 늘어나는 등 국내 청년 실업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그러나 역으로 뉴질랜드 농·축산물의 국내 유입도 가속화하면서 국내 농·축산업계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쇠고기는 관세(18∼40%) 철폐 기간이 15년으로 잡혀 단계적으로 관세율이 인하되면서 저렴한 뉴질랜드산 쇠고기가 국내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 닭고기도 18년이 지나면 관세가 사라지며 현재 관세율 36%인 치즈도 종류에 따라 7∼15년 이후, 버터(89%)는 10년 뒤, 키위(45%)도 6년 뒤 관세가 완전히 철폐된다.
오남석·노기섭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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