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외교전문지 ‘넬슨리포트’ “위안부 관련 창녀 발언 등 경악할 정도로 말 안 통해” 日 ‘亞번영 자화자찬’ 영상
새정치聯 “즉각 삭제” 규탄
외교부는 수정 요청도 안해


미국에서 일본 정부의 제2차 세계대전 침략과 및 식민지배 정당화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일본 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경제 번영은 일본 원조 덕분이라고 주장하면서 대대적 국제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 외교부는 즉각 수정요청을 하지 않고 소극적 대응을 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문화일보 3월 24일자 1·3면 참조)

24일 워싱턴의 정치·외교 관련 소식지인 넬슨 리포트는 “일본 정부가 무슨 생각으로 침략과 식민지배 정의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며 “역사적으로 명백한 행위에 답변을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넬슨 리포트는 “1931년을 기점으로 일본군 수십만 명이 중국으로 건너가 전쟁을 벌였는데, 중국 정부가 초대한 것도 중국 인민들이 환영한 것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국민이 ‘생각해 보니 일본에 37년 동안 식민지배를 당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나올 리도 만무하다”고 꼬집었다.

넬슨 리포트는 하타 이쿠히코(秦郁彦) 니혼(日本)대 교수의 “창녀는 인류역사상 존재해 왔고, 위안부도 특별한 부류로 생각되지 않는다”는 최근 언급에 대해서도 “경악할 정도로 말이 안 통하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1995년 무라야마(村山) 담화와 관련된 의원질의서에서 일본정부가 “식민지지배 및 침략의 정의는 여러 가지 논의가 있어 대답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서면으로 답변했다고 지난 21일 보도했다.

한편 이날 워싱턴 DC의 주미일본대사관 홈페이지에는 일본이 1954년부터 아시아 각국에 원조를 제공해 평화와 번영을 창출했다는 ‘전후시대의 국가건설 : 책임 있는 파트너로서의 일본’ 홍보 동영상이 삭제 없이 여전히 게시되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 외무성과 주이탈리아·주덴마크·주스페인 일본대사관 등의 홈페이지에도 10개국 언어로 같은 동영상이 올려져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은 24일 유은혜 대변인 명의로 ‘점입가경, 아시아의 역사 왜곡한 일본 정부는 당장 사과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전쟁피해배상 공적원조를 지원으로 호도하는 후안무치 행태를 강력 규탄한다”며 “동영상을 즉각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우리 외교부는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로서도 관련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겠다”며 “일반론적으로 원조 관련해서는 원조받는 국가가 평가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워싱턴=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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