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당시 19세이던 리웨이링(가운데)이 인도 라자스탄을 방문해 아버지인 리콴유(오른쪽) 전 싱가포르 총리와 어머니인 콰걱추 여사 사이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리웨이링 제공
1964년 당시 19세이던 리웨이링(가운데)이 인도 라자스탄을 방문해 아버지인 리콴유(오른쪽) 전 싱가포르 총리와 어머니인 콰걱추 여사 사이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리웨이링 제공
뼈 약한 외동딸 걱정에 “운동도 하지 말라” 말려타계한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는 매사에 엄격한 국가지도자였지만 외동딸의 건강에 대해선 늘 노심초사하며 신경을 썼던 ‘딸 바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외동딸인 리웨이링(李瑋玲·60) 싱가포르 국립뇌신경의학원 원장은 24일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자상한 아버지였던 리 전 총리의 일상을 공개하며 부녀 간의 대화도 소개했다.

이 글에 따르면 리 전 총리와 리 원장은 서로 잘 토닥거리는 부녀였다. 리 원장은 “나는 아버지의 기질을 물려받았다”며 “고집이 셌던 아버지와 나는 종종 어느 한쪽도 물러서지 않는 언쟁을 벌이곤 했다”고 회상했다. 2002년의 어느 날 언쟁했던 주제는 리 원장의 ‘이사’ 문제였다. 리 원장은 “아버지는 내가 이사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며 “특히 아버지는 내가 운동을 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뼈가 약해 가벼운 운동에도 쉽게 골절상을 입었던 외동딸을 염려한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언쟁 끝에 결국 리 전 총리는 딸에게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는 “의사가 말하는데, 너는 운동을 통해서 너 자신을 불구로 만들고 있다고 하더라”며 “네가 이사하지 않는다면, 너의 생활을 내가 책임지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국 리 원장은 아버지의 뜻과 달리 집을 나왔다.

그녀는 “그때 내 나이가 47세였다”며 “아버지도 내가 집을 나갈 줄 예상 못 했겠지만, 아마 그때 처음으로 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나이의 성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