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온양향교 무료 중국어 특강“이,얼,싼, 쓰… 사성 성조가 어렵긴 해도 중국어 재밌네 그랴. 진작 배울걸.”

충남 아산 순천향대(총장 서교일)가 지역 유림들에게 외국어를 가르치는 이색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어 화제다. 26일 오전 10시 충남 아산시 온양 6동에 있는 온양향교 내 유림회관 강당. 40여 명의 지역 유림과 노인들이 강의에 열중하고 있다. 순천향대 공자아카데미가 지난 10일부터 시작한 중국어 강의 현장(사진)이다. 갓과 도포 차림의 유림들이 진지한 자세로 중국어로 숫자 익히기, 간단한 인사말 등을 배우며 수업이 진행됐다. 무료로 열리는 중국어 회화 특별반은 지난해 9월 온양향교와 순천향대 공자아카데미 간 교류협약 이후 교류 차원에서 개설된 것. 매주 화·목요일 두 차례 오전 10시부터 1시간씩 6월 말까지 강의가 진행된다. 벌써 3주째 수업인지라 유림 어르신들도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긴 모습이다. 박우경(83·아산시 풍기동) 씨는 “100세 시대이고 중국과 교류도 많아져 생활 중국어는 알아야겠다고 생각해서 수업을 듣고 있는데 재미있다”고 했다. 중국인 강사 루청(路成·29) 씨는 “고령이시지만 오히려 수업 태도가 열정적이어서 놀랐다. 수업시간에 발음을 잘 따라 하시고 복습도 열심이시다. 대학생들보다 질문이 더 다양하게 쏟아진다”고 칭찬했다.

순천향대 공자아카데미와 온양향교가 손잡은 것은 지난해 9월. 양 기관 모두 ‘공자’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의기투합했다. 지난 22일 공자 제사를 모시는 춘계 석전대제 행사도 함께 진행했다. 오는 4월 공자의 고향인 중국 산둥(山東)성 취푸(曲阜)시를 지역 유림 15명과 함께 방문하는 교류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박형춘 순천향대 공자아카데미 원장은 “대학이 지역 사회에 다양한 공헌을 하고 있지만 한·중 문화 교류와 지역 평생교육 기회 확대 차원에서 이번 강좌 개설은 의미가 크다”며 “어르신들도 워낙 한자에 조예가 깊으시고 모범이 돼야 한다는 선비정신이 강하신 분들이어서 수강 태도도 진지하다”고 말했다.

아산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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