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르(EBS 28일 오후 11시05분) =파리의 한 아파트에 경찰과 구급대원이 출동한다. 잠긴 침실 문을 열고 들어간 이들은 침대에 고운 자태로 누워있는 노파의 시신을 발견한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 집에서는 은퇴한 80대 음악가 부부인 안과 조르주가 평온한 노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식사를 하던 안은 잠시 의식을 잃게 되고, 의사는 경동맥이 막혔다는 진단을 내린다. 안은 수술을 받지만 결국 신체의 오른쪽이 마비된 상태로 퇴원을 한다. 아내는 남편 조르주에게 다시는 자신을 병원에 보내지 말라고 부탁하고, 조르주는 그 뜻을 지키기 위해 몸소 아내를 헌신적으로 간병한다. 조르주는 간병인을 고용하기도 하지만 아내의 존엄성을 지켜주지 않는 간병인을 쫓아낸다. 이후 조르주는 이따금 건물관리인 부부의 도움을 받아가며 아내를 홀로 돌보지만 아내의 병세는 악화돼 물 한 모금 마시기 어렵고 간단한 대화도 불가능한 지경에 이른다. 고군분투하던 조르주는 서서히 지치고, 결국 베개로 아내의 얼굴을 짓눌러 질식사시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