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패션 경향을 미리 보는 춘계 서울패션위크가 지난 25일 막을 내렸다. 디자이너 권문수(사진 위)·정두영·한상혁·고태용·김서룡(왼쪽부터)가 선보인 가을·겨울 컬렉션.  서울패션위크 제공
올 하반기 패션 경향을 미리 보는 춘계 서울패션위크가 지난 25일 막을 내렸다. 디자이너 권문수(사진 위)·정두영·한상혁·고태용·김서룡(왼쪽부터)가 선보인 가을·겨울 컬렉션. 서울패션위크 제공
서울패션위크로 미리 본 올 가을·겨울 키워드국내 최대 패션 행사인 ‘서울패션위크’가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6일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펼쳐졌다. 뉴욕, 런던, 파리 등 세계적인 패션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올해도 국내 디자이너들은 실용적인 디자인과 스타일로 ‘K-패션’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반 년을 앞서가는 ‘런웨이’의 계절감은 낯설지만, 그래도 옷 자체는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 이 ‘친근함’은 서울컬렉션의 약점인 동시에 강점. 입기 쉽고(Easy to wear), 또 현실적으로 착용 가능(Wearable)한 스타일을 제시한 ‘2015 F/W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올 가을·겨울 ‘멋남’의 조건을 미리 한번 둘러보자. 숙지해야 할 키워드는 셋. 바로 마르살라(와인 빛 컬러의 일종), 스트라이프(줄무늬) 그리고 ‘오버사이즈’다.

◇‘올해의 색’ 마르살라 = 세계적인 색채 전문기업 팬톤사가 선정한 올해의 컬러, ‘마르살라’는 하반기에 더욱 그 빛을 발할 전망이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서 생산되는 와인에서 유래한 색상으로 빨강보다는 채도가 낮고 버건디보다는 차분하다. 풍요와 만족을 표현하는 이 컬러는 결실의 계절인 가을에 특히 잘 어울린다.

제일모직 남성복 엠비오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한상혁 디자이너가 새롭게 론칭한 ‘에이치 에스 에이치’는 두툼한 겨울 점퍼에 마르살라를 입혀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팬츠와 색을 맞추고, 상의는 검정 롱 재킷을 입어 전체적으로 중후해 보인다. 정두영 디자이너가 이끄는 신원의 ‘반하트 디 알바자’ 역시 마르살라를 응용한 독특한 색감의 코트를 선보였다. 팬츠와 넥타이는 짙은 마르살라로 선택해 통일성을 줬다.

◇패턴은 경쾌한 줄무늬 = 슈트는 경쾌한 스트라이프(줄무늬)가 눈에 띄었다. 정갈한 패션을 주로 선보이는 권문수는 슬립 가운에서 모티프를 얻은 스리 피스 슈트 룩에 줄무늬 패턴을 선택했다. 여기에, 품이 넉넉한 ‘오버사이즈’ 디자인을 적용한 ‘문수 권’의 런웨이는 전체적으로 편안해 보였다.

고태용 디자이너의 ‘비욘드 클로젯’은 1990년대 초 부를 기반으로 유흥과 소비문화를 주도했던 ‘오렌지 족’을 새롭게 해석했다. 줄무늬 슈트에 1990년대 아이콘을 떠올리게 하는 문양으로 수를 놓았으며, 퍼 소재 머플러를 둘러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에이치 에스 에이치’는 가죽 바지 위에 회색 줄무늬 슈트를 매치했다.

◇디자인은 넉넉한 오버사이즈 = 몸에 착 감기는 날렵한 슈트가 수년째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트나 점퍼 아우터는 실제 치수보다 약간 큰 듯하게 입는 ‘오버 사이즈’가 대세다. 이번 서울패션위크에서도 거의 대부분의 남성복이 오버사이즈 아우터를 선보였다. 신재희 디자이너의 ‘재희 신’에서는 밑단을 펄럭일 정도로 넉넉하게 재단한 코트를 선보였는데, 매끄럽게 윤기가 흐르는 소재를 사용해 전체적으로 우아한 인상을 풍긴다. 서병문(병문 서)은 과감한 반바지 슈트를 오버사이즈로 연출했다. 상대적으로 잘록한 허리와 셔링이 잡힌 소매 부분 등이 도드라져 보인다. 이 밖에, ‘반하트 디 알바자’ ‘비욘드 클로젯’ ‘김서룡’ 등이 옷깃이 넓고, 품이 넉넉한 캐멀(낙타)계열 색 코트를 동시에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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