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돌아가 업무에 복귀하려면 컨디션 조절도 해야지’, ‘며칠 다녀보니 여기나 거기나 다 비슷하구먼…….’

여행을 다니다 보면 처음에는 큰 기대를 걸고 거창하게 시작했던 일정이 막바지에 접어들어 귀국을 하루, 이틀 남기면 이렇게 기대와 의욕이 점점 피로와 실망감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다. 여행을 위해 블로그와 가이드북을 펼쳐 놓고 며칠 밤을 새우며 여행을 준비했던 열정은 사라지고 타협이 시작되는 것이다. 갖은 핑계를 대며 호텔방으로, 침대로 쉴 곳을 찾아다니기 시작하는 것이 대략 그즈음이다.

오늘은 대한항공 승무원으로서 승객들의 여행을 마지막까지 알차게 장식해줄 동남아 관광의 ‘화룡점정’과도 같은 알짜배기 관광 코스를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동남아 관광의 마지막 날이라면 가장 서비스가 흡족했던 마사지숍이나 음식점을 한 번 더 찾아보는 것도 좋다. 그래도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여성 여행객이라면 네일아트와 페디큐어를 추천하고 싶다. 한국만큼 다양한 디자인과 동남아 특유의 화려한 색감의 문양들에서 국내서비스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한국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지만 정성을 다해 서비스를 하려는 현지인들의 성실한 노력이 손끝과 발끝으로 느껴진다면 동남아 여행이 줄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을 받은 것이다.

두 번째로 소개할 것은 동남아 여행의 꽃이라 불리는 ‘호핑투어’이다. 간혹 동남아의 편리한 리조트 시설 때문에 호핑투어를 생략하는 경우도 있지만, 바다투어를 빼놓은 동남아 여행은 왠지 ‘앙꼬 없는 찐빵’의 느낌이다. 배 위에서 고기를 낚아 올릴 때의 짜릿함, 다이빙으로 뛰어든 물속에서 만나는 형형색색의 산호초들과 형광빛으로 더욱 매혹적인 열대어들. 간혹 운이 좋으면 수십 마리 돌고래떼의 호송을 받으며 항해를 할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다. 기왕 호핑투어에 나섰다면 현지에서 잡은 물고기를 활용한 선상(船上) 해물라면도 꼭 맛보길 권한다.

모든 여행자가 어떤 여행에서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당일, 피곤하다는 이유로 ‘이제 쉬자’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알차게 보내길 바란다. 그 나라, 그 도시는 언젠가 비행기표를 끊고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떠나온 이 여행의 순간은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이기 때문이다. 여행의 매 순간들이 유일한 순간이라는 깨달음 앞에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한 번 더 기운을 내지 않을 도리가 없게 된다. 다 본 것 같아도 구석구석 세심한 눈길로 돌아보면 놓치고 지나친 풍경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카메라가 아니라 마음으로 풍경을 담고 있는 우리를 발견하게 된다.

대한항공 승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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