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20대, 택시기사 때리고 도망가다 6중추돌

지그재그로 차를 몰던 만취 운전자가 이를 제지하는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도주하다가 6중 추돌 사고를 냈다.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27일 오전 4시 10분쯤 중구 신당동 약수역사거리에서 이모(25) 씨가 운전하는 코란도 승용차가 신호대기 중인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택시는 이 충격으로 밀려 나가면서 앞에 있던 승용차 2대를 잇달아 추돌했다. 코란도 역시 택시를 친 뒤 튕겨 나가면서 옆 차선에 있던 차를 들이받았고, 들이받힌 차가 다시 앞에 서 있던 차를 쳐 6중 추돌사고가 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사고가 나기 직전인 오전 4시쯤 동호대교 부근에서 한 택시기사와 시비가 붙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술을 마신 이 씨가 차를 지그재그로 모는 것을 본 택시기사가 경적을 울렸고, 화가 난 이 씨가 자신이 몰던 코란도 승용차로 택시 앞을 가로막은 뒤 차에서 내려 택시기사의 얼굴을 한 차례 때렸다.

이 장면을 목격한 다른 승용차 운전자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이 씨는 차를 몰고 그대로 달아났다가 결국 6중 추돌 사고를 낸 것이다.

사고 당시 이 씨는 같이 술을 마셨던 지인을 태우고 운전대를 잡았으며, 이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51%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고로 부상자 3명이 병원에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씨를 일단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고,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