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노사정(勞使政) 타협 시한이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의미 있는 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노사정위원회 특위는 3개월 넘게 논의하고도 30일 오전까지 합의문 초안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진통을 거듭해왔다. 3대 현안 가운데 통상임금 범위와 근로시간 단축에서는 그나마 합의를 모색 중이지만, 개혁의 핵심인 노동시장 유연성 논의는 노동계의 완강한 버티기에 발목 잡힌 상태다. 합의 자체가 무산되거나, 알맹이 없는 봉합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노동시장 개혁을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생존전략”이라고 강조해왔다. 소수 기득권층에 쏠린 기회를 청년과 비정규직 등 노동시장 구성원 전반으로 확대하고, 고용 경직성을 줄여 산업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것이 노동 개혁의 취지다. 현재 상황을 보면 박 대통령의 언급이 무색할 정도로 진전이 없다. 노사정 논의에서 정부 역할이 단순 중재자에 그칠 수는 없다. 노동계 대표로 나선 한국노총이 10%의 기득권을 대변한다면, 정부는 청년·비정규직·실직자·고령자·여성 등 90% 노동 약자의 요구를 전달하고 관철할 의무가 있다. 그러자면 노동계를 최대한 설득하고, 국민에게 실상을 적극 알리면서 지지를 이끌어야 했다. 그러나 박정부 안에는 어떤 난관을 극복하고라도 노동 개혁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도, 그럴 역량도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대타협을 위해선 과감한 의식 전환과 파격적인 양보가 선결 요건이다.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초기에 제시한 정부 안이 비정규직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것만 부각되면서 논의 자체가 실무 협상 수준으로 흐르고 말았다. 노동 개혁은 노사 합의만으로 성사되긴 사실상 불가능하고, 애초부터 정부의 역할이 중요했다. 정부는 대타협을 모색하되, 무산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 어차피 시한 연장은 별 의미가 없는 만큼, 정부가 중립적인 공익위원 안을 중심으로 개혁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 모두가 만족하는 개혁은 불가능하다. 때론 정부가 악역을 피하지 않겠다는 각오까지 다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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