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도시의 도로와 교량들이 낡아 언제 사고로 이어질지 모르고, 상·하수도는 묻은 지 오래돼 녹슬어 터지면서 싱크홀이나 공동으로 연결되곤 해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 29일에도 서울 한복판인 신촌과 강남에서 도로지반이 갑자기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30일 서울시와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에 따르면 서울시내 도로 3곳 중 1곳이 그야말로 ‘너덜너덜’한 상태다. 또 시내의 교량 2.5개 중 1개는 건설한 지 30년이 경과했으며, 하수관 2개 중 1개도 30년이 넘었다. 지방의 시설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대전은 최근 안전진단 결과 시내 폭 20m 이상 교량, 터널, 복개도로, 지하차도 210개 시설 중 43개가 C등급 판정을 받았고, 지난 1970년에 세워진 서대전육교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부산도 연간 포트홀 발생 건수가 7000여 건에 이르지만, 임시 보수에 급급한 실정이다.
서울시의 경우, 도로 안전관리 예산과 인력이 지난 1994년 성수대교 붕괴참사 후 반짝 급증했다가 최근 10여 년 사이 반 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 다른 지자체 역시 대형 싱크홀이나 상하수도관 이탈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위험시설로 파악된 도시 기반시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지만 빠듯한 재정으로 인해 보수·정비 여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성수대교 붕괴사고 후 시설물 안전관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며 2001년 시 도로분야 시설물 담당 인력은 175명에 달했지만 지난해엔 106명으로 39%가량이나 급감한 상황이다. 특히 시설물 유지·관리 예산 역시 2001년 4288억 원에서 지난해 1970억 원으로 50% 이상 감소했다.
서울은 전국 최고 수준의 교통량 등으로 인해 도로파손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적절한 정비에 어려움을 겪으며 노후 도로 면적이 감소하고 있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포장도로 관리에는 연평균 1000억 원이 필요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인해 절반에 못 미치는 422억 원 정도만 투입되면서 전체의 4.4%에 불과한 1.6㎢ 정도씩만 정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이 같은 문제와 관련, 국비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시는 싱크홀 방지를 위한 노후 하수관 점검과 정비를 위해 예산 2300억 원을 책정하고 시비를 제외한 예산 부족분 1000억 원에 대한 국비지원을 요청했지만 100억 원만 배정받은 상황이다.
다른 지자체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부산시의 경우 1년 동안 보수·관리해야 하는 도로 면적이 1300만㎡에 달하지만 10%인 130만㎡를 보수하는 데도 200억∼220억 원이 들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경북 역시 5개년 계획으로 예산을 편성해 보수·정비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빠듯한 재정으로 어려움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전북이나 대구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우선 보수가 시급한 곳부터 임시방편으로 긴급 조치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시회춘(回春)’ 프로젝트 실행도 필요하지만, 이에 앞서 정확한 실태파악이 먼저라고 입을 모은다. 이수곤(토목공학) 서울시립대 교수는 “대부분 싱크홀은 주변의 토목공사 부실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데도 이를 교차 점검하는 시스템이 없는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윤림 · 최준영 기자 best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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