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가수 활동도 병행했던 한성호 대표는 소속연예인들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감성 매니지먼트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FT아일랜드·씨엔블루 밴드 주축 가수·악기 트레이닝 노하우 생겨
한류 ‘팬’ 아닌 ‘예비 스타’ 로 봐 글로벌 센터 泰·베트남 확장 계획
음악·드라마·영화 나눠 설명못해 콘텐츠 조합… 시너지 효과 중요 탄탄한 전략 ‘준비된 성공’ 이끌 것
“‘지속가능한 한류’가 필요합니다.” 한류 3.0 시대와 맞닥뜨리는 FNC엔터테인먼트(FNC) 한성호(42) 대표의 비전이다. 지난해 말 상장된 FNC의 등장은 단순히 또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진입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SM-YG-JYP가 5년 넘게 공고히 지켜오던 3강 체제를 깨뜨렸기 때문이다. 균열은 결코 부정적 의미 만을 내포하지 않는다. 알을 깨고 나와야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듯, 기존 틀의 붕괴는 새로운 시장의 확립을 가져온다.
“‘빅3’, ‘빅4’라는 수식어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된다고 생각되던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하나둘 코스닥 시장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이 중요해요. 그만큼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단단한 틀을 갖춰가고 있다는 의미고, 한류가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는 의미죠.”
FT아일랜드, 씨엔블루, AOA 등 FNC엔터테인먼트 소속가수들은 ‘FNC 킹덤’이라는 이름의 패밀리 콘서트로 해외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성호 대표는 한류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시장에서 ‘포스트 한류’를 바라본다. 수많은 스타가 삽시간에 명멸하듯, 한류 시장에서도 영원한 우량주는 없기 때문이다. 불과 2, 3년 전과 비교해도 한류를 주도하는 중추 세력이 바뀌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SM-YG-JYP가 댄스 그룹을 앞세운 한류 시장을 3분할하고 있을 때 FNC는 밴드에 관심을 가졌다. 아이돌과 밴드, 국내에서는 여전히 같은 범주에 포함되기 힘든 단어다. 그래서 한 대표는 일본 시장을 먼저 공략했다. 한국에 비해 밴드 시장의 저변이 넓은 일본 시장에서 실력을 쌓은 두 밴드는 일본에 이어 한국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일본에서는 ‘아이돌’이 아닌 ‘밴드’ 공연을 보기 위해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의 콘서트를 찾는 팬들이 적잖다. 그 배경에는 대학 시절 밴드로 활동하다가 작곡가와 프로듀서로 입문한 한 대표가 있다.
“대학에 들어간 후 밴드 멤버 공고를 보고 지원했죠. 막상 시작해보니 음악이 좋아졌어요. 이후 가수로 데뷔(한 대표는 드라마 ‘로망스’의 주제가를 불렀다)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았고 이후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회사를 차릴 무렵 댄스나 힙합 장르의 레이블은 많았죠. 그 때문에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했고 내 경험을 살려 ‘차별화된 밴드’를 만들어보기로 결심했어요. 그래서 FNC의 첫 식구인 FT아일랜드가 탄생했죠.”
밴드를 기반으로 한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또 다른 문이 열렸다. 악기를 다룰 줄 아는 멤버가 필요했고, 그들을 트레이닝하는 과정에서 노하우가 생겼다. 그래서 전문 아카데미를 시작했고 한국을 넘어 지난달에는 중국 상하이(上海)에 글로벌 트레이닝 센터를 오픈했다. 향후 중국 다른 지역과 태국, 베트남으로 아카데미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업계가 산업화되면서 연예인이 되려는 이들의 준비가 철저해졌어요.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도 상승하면서 전문적으로 음악을 배워보려는 이들이 많아졌죠. 악기를 다룰 줄 알면 음악을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손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요. 스타 콘텐츠의 가치는 인기도에 따라 등락이 심한 반면 아카데미 사업은 꾸준한 매출을 올리는 기반이 됩니다. 한류를 좇는 이들을 단순히 ‘팬’이 아닌 ‘예비 스타’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아카데미 사업의 시작이었죠.”
FNC는 단순한 가요기획사를 넘어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지향한다. 그 일환으로 5월 KBS 2TV 드라마 ‘후 아 유-학교 2015’를 선보인다. 그동안 ‘미남이시네요’,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의 OST를 맡아 드라마 제작 과정을 지켜본 한 대표의 노하우가 또 한 번 발휘될 시점이다. 또한 연기 활동을 겸한 아이돌 멤버 외에 이동건, 이다해, 윤진서 등 전문 배우들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걸그룹 밴드로 시작해 댄스 그룹으로도 성공을 거둔 AOA가 건재하고 신인 밴드 엔플라잉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FNC의 주가가 석 달 사이 2배 넘게 껑충 뛴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음악, 드라마, 영화 한류를 나눠서 설명할 수 없어요. 좋은 OST가 드라마와 영화의 인기를 견인하고, 연기 잘하는 아이돌 가수들이 늘면서 그들에게 대한 편견도 점점 사라지는 추세죠. 다양한 한류 콘텐츠를 두루 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 ‘의외의 성공’을 거둔 콘텐츠 덕에 한류가 불붙기 시작했다면, 이제는 철저한 전략에 맞춰 기획된 ‘준비된 성공’이 한류를 이끌거예요. 스타 개개인이 아닌 시스템을 구축해 탄탄한 신규 콘텐츠를 끊임없이 공급해야 ‘지속가능한 한류’를 일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