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산업스파이 적발 실적이 사상 최다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새로운 분야에서 산업 기술 유출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수법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초 적발된 포탄 제조 기술 미얀마 유출 사건은 군사 안보 분야까지 산업스파이의 표적이 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특히 관련 기술이 유출된 미얀마는 북한과 무기거래를 한 적도 있어, 북한에 관련 기술이 넘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 검찰에서도 해외 방위사업체에 우리 군사기밀을 넘겨준 전직 장교들이 처벌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 관계자는 “방산 분야는 이제 산업스파이의 핵심 표적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노리는 범죄도 잦아지고 있다. 2003∼2014년 산업기밀보호센터가 적발한 산업 기밀 유출 사건 438건 중 64%가 중소기업에서 일어났다. 중소기업이 주로 가지고 있는 정밀기계 분야 기술 유출 건수도 급등하고 있다.
산업스파이 적발 사례를 분야별로 봤을 때 정밀기계가 34%로 전기·전자(26%), 정보통신(14%) 분야보다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기·전자와 정보통신은 휴대전화나 첨단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에서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은 여러 여건상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데다 최근 들어 첨단화된 해킹 기술, 인수·합병(M&A) 등 경영기법을 동원하는 등 새로운 수법이 나타나면서 중소기업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대기업 계열사였다가 대만, 중국 등 회사에 잇따라 인수된 뒤 핵심 기술이 유출된 하이디스는 중소기업 기술 유출 피해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산업기밀보호센터 관계자는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는 기술 유출로 인한 연평균 피해액을 약 50조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잘 지켜내는 것도 점점 중요해지는 만큼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