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진(31) 시인이 동시집 ‘벌레가 기절했다’(사계절·사진)를 출간했다. 지난 201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동시 부문)로 등단한 그의 첫 시집이다. 어린이문학평론가 김이구 씨는 “아이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을 가벼운 마음으로 적어놓은 글인 듯하다”며 “천진한 아이가 마음속 일기장에 그때그때 적어 둔 것 같다”고 표현했다.
51편의 동시는 아이들의 눈에 맺힌 세상, 아이들의 동심을 그대로 펼쳐 보인다. 최 시인은 “아이였던 내가 지금의 나에게 다시 찾아오는 순간들이 있다”면서 “그럴 때마다 동시를 썼다”고 했다. 시들은 가르치려 들거나 이끌려 하지 않는다.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으로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춘다. “난 눈을 다 떴는데/달이 반만 보인다”(‘반달’ 중에서)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혼자 불을 끄고 누우면 무서워 “귀신이 내 손을 잡을까 봐/주먹을 꼬옥 쥐고 잔다”(‘귀신과 악수하기’ 중에서)고 고백한다.
가족에 대한 은유는 미소를 짓게 한다. 엄마는 아이의 상상 속에서 ‘아이스크림’이다. “달콤한 아이스크림/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사랑스럽고 소중한 아이스크림/엄마는 나의 아이스크림/절대 녹지 마”(‘아이스크림’ 전문). 아빠와 형은 ‘꽃게’가 된다. “우리 집에도 꽃게가 두 마리 있어요/아빠는 밤늦게 오면서 벽을 타고 옆으로 슬슬 와요/형도 오락실에 갔다 오면서/벽을 타고 옆으로 슬슬 들어오는 걸/나는 봤어요”(‘꽃게 가족’ 중에서).
최 시인은 시집의 머리말에서 “어른이 되면서 잊고 살지만 세상에는 분명 아이들만의 세계가 있다”며 “어른이 되어도 아이였던 때를 마음속에 소중하게 간직해 달라”고 했다. 그림작가 홍성지 씨가 시집에 삽화를 더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주요뉴스
-
“정치인들 때문에 메시 제대로 못 봤다”···인도, 경기장에서 난동 발생...경찰청장 “주최측 인물 구금”
-
‘뒤바뀐 창과 방패’…野 “통일교 특검 수용하라” vs 與 “내란 책임 희석 의도”
-
서학개미들 또 한 번 ‘대박 찬스’ 오나···스페이스X, 내년 상장 준비...기업가치만 1200조원
-
‘李 대통령 업무보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여야, 정부 업무보고 놓고 공방
-
[단독] 박나래, ‘4대 보험’ 매니저는 안 해주고 엄마·남친은 해줬다
-
한인 체포됐던 美 조지아 사바나에서 ‘묻지마 화학물질 공격’···40대女 산책중 공격 2~3도 화상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