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R&D 등
성과 미흡한 예산 ‘메스’
국회 주무르는 10조 타깃
‘Pay-Go’원칙 적용키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초강력 재정개혁’ 추진 의사를 밝힘에 따라 향후 정부가 펼칠 재정 혁신 방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해가 거듭될수록 국세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재정의 근본 개혁 없이 한국 경제의 미래를 기약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절박감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복지 등 정부가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예산이 급증하면서 정부가 경기 침체 등에 대응하거나 국정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쓸 수 있는 돈인 재량 지출 비율은 급락하고 있다.
기재부의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2014∼2018년 동안 의무지출 증가율은 7.1%에 달한다. 반면 재량 지출 증가율은 2.0%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복지 등 의무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재량 지출 증가율은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입까지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세수입 결손액은 2012년 2조7000억 원, 2013년 8조5000억 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0조9000억 원으로 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예상하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3.8%)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올해도 국세 결손액이 10조 원 안팎으로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재정 당국인 기재부가 내년 예산을 ‘제로베이스(Zero-base·원점)’에서 살펴보는 한편, 최근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해외자원개발’과 ‘장기계속 연구·개발(R&D)’ ‘재정지원 일자리’ 등과 같이 성과가 미흡하거나 관행화된 예산 사업에는 ‘칼’을 대겠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의 국회 제출 시한이 9월인데 기재부가 벌써 이 같은 방침을 공언한 것은 정부 각 부처에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일종의 선전포고로 보인다.
보조금의 부정·부적정 수급을 근절하고, 600개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도 조기에 완료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정부는 국회가 재량껏 쓸 수 있는 약 10조 원 규모의 예산에 대해서도 재정 지출을 동반하는 제도에 대해서는 재원 마련 방안을 동시에 내놓도록 하는 ‘페이고(Pay-Go) 원칙’을 적용해 과감히 ‘메스’를 댈 예정이다.
정부는 재정 개혁을 통해 마련한 예산으로 창조경제 확산, 벤처 생태계 조성 등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충할 방침이다. 또 청년고용률을 높이고 맞춤형 복지 프로그램 지원 등 국민 생활 안정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는 그야말로 ‘악’ 소리가 날 만큼 고강도의 재정 개혁이 단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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