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인 아내는 든든한 후원자
올 전국체전 夫婦 6관왕 딸것
원정식(25·고양시청), 윤진희(29·경북개발공사)는 ‘부부 역사(力士)’다.
윤진희는 2008 베이징올림픽 역도 여자 53㎏급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연하 남편 원정식은 2013년 평양에서 열린 아시안컵·아시아클럽대항선수권대회 남자 69㎏급에서 5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윤진희는 53㎏급의 인상 99㎏·용상 123㎏·합계 222㎏과 58㎏급의 인상 97㎏·용상 122㎏ 한국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원정식은 평양에서 인상 144㎏·용상 180㎏·합계 324㎏을 들어 올렸다. 부부가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중량은 합계 기준으로 546㎏에 이른다.
2011년 은퇴했던 윤진희가 지난 1월 경북개발공사에 입단하면서 현역 부부 역도인으로 등록됐다. 지난 3월 29일 고양 장미란체육관에서 만난 윤진희는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남편이 큰 부상을 당해 입상에 실패했다”며 “부부가 함께 일어서자는 생각에서 다시 바벨을 잡았다”고 말했다. 원정식은 아시안게임 도중 왼쪽 무릎 힘줄이 끊어졌고 무릎을 굽히는 데까지 두 달이 걸렸지만, 거뜬히 재기해 다시 태릉선수촌에 입촌했다.
부부는 치악중, 원주고(윤진희는 원주여고), 한국체대 4년 선후배다. 선배인 아내가 늘 앞서나갔고 2012년 결혼한 뒤 원정식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깐깐한 코치를 자청했다. 이후 원정식의 기량은 급성장했다. 원정식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내에게 바벨을 들어 올리는 훈련 동영상을 보내 자세교정에 대한 조언을 듣는다”며 “예전엔 아내의 지적이 잔소리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돈 주고도 사지 못할 소중한 가르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자랑했다. 윤진희는 “남편은 힘으로 바벨을 들려고 했고 그래서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하고 또 부상도 당했다”며 “지금은 팔이 아니라 다리로 바벨을 드는 등 자세교정이 이뤄져 기록향상 속도는 더욱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희는 경산, 원정식은 태릉에서 합숙훈련을 하느라 2주에 한 번꼴로 만난다. 윤진희는 “부부 싸움을 할 시간이 없고 부부간의 정은 더욱 애틋해져 간다”며 “2주에 한 번씩 두 딸 라임(3), 라율(1)과 함께 모이면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간다”고 귀띔했다.
원정식은 “아내가 두 딸을 출산했고 3년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있기에 다시 국가대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올해 전국체전에서 함께 3관왕에 올라 부부 6관왕을 달성하고, 올림픽 무대에 함께 서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고양=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