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구연한 제한 없어졌지만 25년 이상 쓰면 안전상 문제”
“20년 이상 운행되고 있는 노후 전동차들은 부품 단종으로 수리에도 애를 먹고 있습니다.”
1일 오후 3시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서울메트로의 신정차량사업소. 전동차 점검과 수리 등이 이뤄지고 있는 검수고에서 차량을 살펴보던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이곳에서 관리하는 2호선 전동차들은 특히 오래된 경우가 많아 부품 소모량이 커 비용이 늘어나서 꼼꼼하게 점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한 정비대 위에 올라와 있던 2호선 211편성 차량도 지난 1991년 도입된 영향 탓인지 곳곳에 페인트칠이 벗겨져 있는 등 낡은 모습이 역력했다. 오일과 제동장치 등의 교체가 이뤄졌던 다른 정비대에서도 ‘윙∼윙’ 하는 전동차 수리 소리가 울려 퍼졌다. 현재 이곳에서 관리 중인 2호선 전동차 440량 중 50%인 220량이 1989∼1994년 사이 들여온 노후 전동차라는 설명이 돌아왔다. 통상 국내외에서 전동차가 운행된 지 15년이 지나면 고장이 늘기 시작해 20년이 됐을 때 교체대상으로 판단하지만, 예산이 크게 부족해 정비를 병행하며 30년 가까이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설명했다.
노후화가 심화하며 ‘달리는 고장철(鐵)’로까지 불리는 서울 지하철 1∼4호선 중 41%가 20년 이상된 노후 전동차지만 예산 부족으로 인해 교체가 더뎌지며 시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2일 서울시와 서울메트로 등에 따르면 1∼4호선 지하철 전동차와 관련 시설, 내진설계 등에 총 2조5142억 원(차량교체 8370억 원, 시설개량 1조3552억 원, 내진보강 322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동차만 해도 1∼8호선 전구간에서 보수적으로 잡아도 10년 안에 3조 원(1대당 15억 원)을 노후차량 교체비용으로 써야 하는 상황이어서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서울메트로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용자가 집중된 1∼4호선 노후 전동차 가운데 77.3%인 620량을 교체해 급한 불을 끈다는 입장이지만 이마저도 예산이 없어 3차에 걸쳐 2022년에야 사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여 그 새 안전사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10∼2013년 지하철 사고는 총 9건 발생하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 들어서만 5건으로 급증 추세인 점도 좌시할 수 없다고 시 관계자는 우려를 표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예산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자체적으로도 인력감축 등 경비절감에 나서고 있지만 근본적으론 국비가 지원돼야 노후 전동차 교체 작업을 그나마 원활히 추진할 수 있는데 정부는 소극적인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관련 규정이 삭제되면서 현행법상 정상적 전동차 사용 가능 햇수인 내구연한 제한이 없어졌지만 수리를 해도 25년 이상 차량을 사용하는 것은 시민 안전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1∼4호선 전체 146.8㎞ 구간 중 서울역∼종로3가 등 3개 구간 53.2㎞(36.2%)가 지진에 취약해 보강이 시급하지만 2018년에나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어서 지진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레일체결장치와 전차선로 등 관련 시설도 40년 이상 경과된 사례가 적지 않지만 예산 부족으로 교체 작업엔 시일이 다소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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