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제1 야당이 머리를 맞대고 국정을 논의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청와대의 이병기 비서실장과 김관진 안보실장, 조윤선 정무수석은 1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우윤근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공무원연금 개혁,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등 화급한 현안은 물론 개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런 모임은 박근혜정부 들어서 처음임은 물론 과거 정부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까지 박 대통령은 의도적으로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었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도 ‘입법은 여야의 일’이라는 입장이었다.

우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공무원연금 개혁을 압박하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고 지적했고, 이 실장은 “재정이 어려우니까 절박해서 말씀하신 것이지 (압박하려고) 그런 것은 아니다” 고 설명했다. 김관진 안보실장은 안보 문제에 대해 야당의 이해를 구했고, 야당 측은 개헌에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청와대와 야당의 입장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만큼 식사 한 번으로 대단한 진전이나 합의가 나올 수는 없다. 그러나 서로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역지사지(易地思之) 계기가 되고, 이해의 폭도 넓힐 수 있다.

박정부 출범 이후 2년 동안 청와대 측은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 멀리했고, 야당은 야당대로 사실상의 대선 불복 움직임을 이어왔다. 이런 불통(不通)은 국정의 지체(遲滯)는 물론 난맥까지 초래했다. 이번 회동은 청와대 측이 요청했고, 야당이 호응해 이뤄졌다. 이런 인식이 넓어지면 청와대는 야당을 국정 동반자로 대하고, 야당은 국정에 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것이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등장으로 2012년 대선 2라운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다. 이 실장은 “이런 자리를 자주 가져 소통 문제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런 청·야 (靑野) 회동이 일회성을 넘어 국익을 위해 서로 협력하는 촉매 역할을 제대로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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