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지난 주말 ‘에딘버러’에 다녀왔다. 물론 스코틀랜드가 아니었다. 충남 금산의 대둔산 자락에 둘러싸인 에딘버러골프장이었다. 이곳은 개장한 지 20여 년이 된 골프장이었다. 클럽하우스로 향하는 진입도로 양쪽에 들어차 있는 벚나무들이 제법 위용을 갖춘 것을 봐서 골프장의 연륜을 알 수 있게 했다. 이 골프장은 원래 동아건설의 최원석 회장이 추진해 오던 대둔산골프장이었다. 외환위기 때 동아건설이 부도나자 다른 주인을 만나면서 이름을 ‘에딘버러’로 바꿨다.
이곳은 비록 대둔산의 핵심에서는 비켜서 있지만 골프장의 주변은 풍광이 빼어났다. 산이 많아서 골프장의 인근 지역이 ‘충청의 강원도’라고 불릴 만큼 라운드 중에 눈에 들어오는 전경들은 지난해 10월 목격했던 지리산 반야봉에서 남해 쪽을 바라볼 때 눈에 들어오던 모습과 흡사했다. 게다가 리비아의 대수로 공사를 시공해 온 동아건설이 직접 시공해서 만들어서인지 골프장 배수는 물론, 조경조차 여느 골프장과는 달라 보였다. 아직 겨울색을 벗지 못한 코스였지만 특색있는 시공과 조경, 20년이란 시간이 합작해낸 아기자기함이 눈에 띄었다. 본격 시즌 잔디와 꽃이 만개할 무렵이 기대됐다.
에딘버러CC는 클럽하우스를 기준으로 왼쪽 아래쪽은 밸리와 마운틴 코스 18홀로 만들어졌다. 평균 해발고도 250m의 산자락에 위치해 있다. 그럼에도 고저 차는 그리 큰 편이 아니었다. 플레이를 하면서 흡사 평지에 만들어진 코스처럼 착각이 들 정도였다. 밸리 코스는 40여m, 마운틴코스는 50여m의 고저 차가 있을 뿐이었다. 산을 깎아 만들었지만 페어웨이 폭이 비교적 넓었다. 자칫 밋밋한 골프장이 될 뻔한 페어웨이에 기막힌 언듈레이션을 가미한 게 압권이었다. 단순하고 지루함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변화무쌍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린은 1990년대에 조성됐음에도 ‘원 그린’으로 만들어 대체로 넓고 언듈레이션이 많았다. 페어웨이의 잔디는 한국형 잔디였다. 특히 티잉 그라운드는 평탄성도 좋았고, 양잔디 특유의 녹색으로 채워져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이었다.
이곳을 처음 찾은 필자는 밸리코스에서 시작부터 OB를 냈다. 핑계를 대자면 몸이 덜 풀려 1번 홀 세컨드 샷을 숲으로 보냈지만 74타로 마쳤다. 스코어까지 잘 나와서인지 마치 숨겨져 있던 보물을 찾은 듯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기회가 되면 다시 가 보고 싶은 ‘위시 리스트’에 넣고 싶었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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