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풀리는 협상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
北, 核개발로 8년만에 파기
공식대화도 6년이상 중단


이란핵 협상이 12년 만에 타결됐지만 북핵 협상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쳇바퀴를 도는 형국이다. 북한이 1993년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으로 시작된 1차 북핵 위기를 기점으로 22년, 1994년 북·미 간 ‘제네바 합의’가 이뤄진 시점으로 21년간 비핵화 협상을 했지만 그 결과는 원점 회귀였다. 북핵 상황은 더 엄중해졌고, 북의 핵 능력만 고도화시켰다는 평가다.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는 북의 핵 포기 대가로 경수로와 중유 지원을 약속한 것이었지만, 북의 비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로 8년 만에 파기되고 말았다. 이후 2002년 10월 북한의 새로운 핵 개발 의혹이 제기되면서 2003년 제1차 회담을 시작으로 남북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이 6자회담을 시작했지만, 합의와 파기의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2008년 12월 중단된 이후 6년 5개월째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최근에는 ‘제네바 합의’조차 시작부터 북한의 속임수였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한용섭 국방대 교수에 따르면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북한 핵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전병호 전 군수담당 비서가 ‘제네바 합의 이후 영변 핵시설을 다른 데 옮겨 놓으면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전 전 비서는 ‘북한은 1990년 이미 플루토늄 추출을 완료했고 핵 개발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5년에는 북이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체제안전을 보장받고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게 하는 내용의 ‘9·19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2007년에는 9·19 공동성명의 구체적인 이행계획서인 ‘2·13 합의’와 ‘10·3 합의’가 마련되는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미·북 간 이견을 보이면서 6자회담은 2008년 12월을 마지막으로 더 개최되지 못했다.

북·미 양측은 2012년 ‘2·29 합의’로 6자회담 재개로 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지만, 북한이 그해 4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이 합의도 무산됐다. 이후 현재까지 북한이 참여하는 공식 비핵화 대화는 없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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