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3일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북측의 일방적인 임금인상 조치를 수용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홍용표(맨 앞) 통일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취임 후 첫 간담회를 갖고 이동하고 있다.
北 ‘외화벌이 사기’ 백태
온갖 감언이설로 外資 유인 후 기술 빼가고 일방적 자산 몰수 개성공단 임금인상도 동일행태
북한이 최근 개성공단에서 일방적으로 북측 근로자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전형적인 북한의 ‘외화벌이 사기’ 행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각종 감언이설로 투자를 유인한 뒤 북한에 공장이 세워지면 기술을 절취하고 결국에는 자산을 몰수하는 방식으로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3월 20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개최한 원산·금강산 국제관광 투자설명회에서도 높은 투자지분율과 낮은 세금, 값싼 인건비 등을 내세우면서 투자 유치에 열을 올렸지만, 중국 당국이 피해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들에 대북투자 경계령을 내린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북한 경제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도 이날 문화일보와 전화통화에서 “비공개로 열린 원산·금강산국제관광 투자설명회에서 북측 인사들은 온갖 유리한 투자조건과 감언이설을 늘어놓았고, 5월 중 금강산에서 투자설명회 개최도 약속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의 이 같은 ‘사기’ 행각에 당한 기업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중국 500대 기업 중 하나인 시양(西洋)그룹이다. 시양그룹은 북한 황해남도 옹진군의 옹진철광에 2억4000만 위안(약 430억 원)을 투자해 철광석 선광 공장을 건설했다가 2012년 북한의 일방적 계약 파기로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쫓겨났다. 시양그룹은 대북투자 실패 사례를 ‘10대 대북투자 악몽’이라는 제목으로 공개하며 경계령을 내렸다. 이에는 △유리한 조건으로 유인 △최고급 접대 △불충분 및 부정확한 정보 제공 △갖은 핑계로 투자 확대 △생산일정 재촉 △기술 절도 △강제적 계약파기 △양봉합영회사(합작회사) 사업등록증 말소 △중국인 강제 철수 △초기 생산된 철강 판매대금 미분배 등 투자에서부터 강제 철수까지 북한의 행태가 잘 드러나 있다.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사업도 비슷한 수법으로 북한에 당한 사례다. 북한은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자 2011년 4월 관광사업 관련 계약을 일방 파기한 뒤 남측 자산을 일방적으로 동결·몰수했으며, 2011년에는 자체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을 채택하면서 관련 시설을 사실상 국유화했다. 또 북한은 1999년 남포에 남북 합영기업 방식으로 설립된 평화자동차 운영권도 2013년 무상으로 가져갔다.
최근 개성공단에서 북한이 임금인상과 노동규정 개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결국 북한의 전형적인 일방적·퇴행적 행태다. 2013년 3∼4월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했고, 지난해 7월에는 질서위반을 이유로 통행을 제한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일방적 행위가 도를 넘어선 것으로, 북한이 개성공단마저 이렇게 취급한다면 어떤 기업도 북한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