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가뭄에 건조한 날씨 ‘비상’
2만3000여명 감시원 예찰활동
야간진화 헬기 추가 도입하기로
‘소화탄’ 2017년 개발목표 추진
부양장착機로 섬 산림화재 진압
“대형산불의 계절 마(魔)의 4월을 넘겨라.”
지난 3일 오후 정부대전청사 15층 산림청 산불종합상황실. 연중 가장 산불 위험이 높은 식목일과 청명·한식을 앞두고 상황실 직원들이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었다. 전날부터 극심한 가뭄을 겪던 경기·강원 등 전국에 오랜만에 반가운 봄비가 내려 안도하던 상황실 요원들은 해갈에는 역부족이라는 소식에 이내 다시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산림청이 연중 대형산불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4월을 맞아 ‘산불과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올들어 경기·강원권 등지의 극심한 가뭄으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 발생이 1일 현재 307건으로 예년 평균(179건)보다 1.7배나 급증하는 추세여서 산불 당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3일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발생한 대형 산불의 발생시기는 모두 4월에 집중돼 있다. 1996년 고성 산불(피해 규모 3834㏊)이 4월 23일, 2000년 동해안 산불(2만3794㏊)이 4월 7일, 2002년 청양·예산 산불(3095㏊)이 4월 14일, 2005년 양양 산불(1141㏊)이 4월 4일 각각 발생했다. 산불당국에게 4월은 유독 ‘잔인한 계절’인 셈이다. 건조한 날씨에 강풍이 잦은데다 행락객 등 입산 인구가 급증하고 영농시기를 앞둔 농·산촌의 불법 소각행위도 극성을 부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이에 따라 산불방지에 총력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월 20일부터 한 달 동안을 ‘봄철 대형산불방지 특별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주의’ 단계에서 ‘경계’로 상향시켰다. 전국 산불 취약지역마다 ‘30분 내 출동’을 목표로 산불진화 헬기가 전진 배치됐다. 2만3000여 명의 산불감시원, 1만 명의 기계화 진화대, 1020개 영림단 조직 등이 현장에서 산불 예찰 활동과 소각 행위 단속에 나서고 있다.
기존 산불 대응역량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육·해·공 3면 입체 대책도 추진된다. 우선 야간진화 능력을 갖춘 헬기 도입이 추진된다. 산림청이 보유하고 있는 산불진화 헬기는 모두 45대. 산불 진화의 80% 이상 몫을 담당하는 주역이지만 야간 산불에는 무용지물이다. 계기비행을 할 수 있는 자동항법장치가 탑재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일몰 이후엔 비행을 할 수 없다. 산불이 계속 커져도 지상 인력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야간투시경과 자동항법장치를 갖춘 대형급 헬기 추가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조종사 인력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산불 빈발 시기의 경우 현재 78명의 조종사 인력으로는 규정을 지켜가며 진화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육상 진화 역량 강화도 추진된다. 현재 국립산림과학원에서 폭탄 형태로 산불을 끄는 ‘소화탄’이 2017년 개발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20㎏ 정도 무게의 소화탄은 물과 계면활성제 등을 담고 있는 폭탄이 화재를 센서로 감지해 자동 폭발하면서 불을 끄는 방식이다. 미국, 중국 등에서는 이미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외피를 두꺼운 종이류로 만들어 안전하며 개발 완료 이후 산림 내 주요 문화재나 시설물 주변에 설치되거나 공중 투하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원시적인 등짐 물통 형태의 지상진화 인력 장비도 교체가 진행 중이다. 종전엔 사람이 일일이 계곡을 오르내리며 물을 채우던 방식으로 급격히 체력이 소모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난 2011년부터 1㎞ 길이의 호스와 펌프로 산 중턱의 인력까지 진화 용수를 공급하는 산불진화 기계화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해 현재 2200여 대가 운영되고 있다.
해상 도서지역 산불 진화 역량 강화도 추진된다. 현재 산림청 헬기 중 해상 비행이 가능한 부양 안전장치(발로넷)가 장착된 헬기는 불과 2대뿐으로 장비 도입을 늘려 섬지역 산림 화재에 조기 대응키로 했다.
고기연 산림청 산불방지과장은 “숲이 울창해지면서 산림 내 연소물질 증가와 관행적인 무단 소각 행위 등으로 대형 산불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며 “소중한 숲을 지키기 위해 산불 사전 예방과 진화체계 구축 등 다양한 분야별 혁신방안 마스터 플랜을 수립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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