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6일 국회의원 정수(定數)를 400명으로 늘리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국민 정서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 헌법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 정치 선진화를 위한 최소한의 고민이라도 있다면, 그렇게 함부로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제1야당의 대선 후보였고, 지금은 당 대표이며, 다시 대권 도전에 나선 정치 지도자급 인사의 발언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300명에서 100명 증원 운운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하고, 여성 비례대표 30% 등의 근거까지 제시해놓고, 논란을 빚자 “장난”이라고 해명한 것은 국민을 두 번 우롱하는 셈이다.

헌법의 수호는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책무다. 헌법 제41조 2항은 국회의원의 수를 ‘200인 이상’으로 규정하고, 공직선거법은 299인으로 못 박고 있다. 지난번 세종시 의원을 별도로 두면서 부칙 규정으로 1석 늘리는 ‘꼼수’를 동원한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혹 개인적으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 이런 중요한 문제를 대놓고 뭉개는 식은 곤란하다. 헌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기 시작하면 엄청난 국가적 재앙을 부른다.

정치 도의 차원에서도 문 대표는 그런 말을 꺼내서는 안 된다. 새정치연합의 한 축인 안철수 의원은 ‘새정치’를 내걸고 정수를 100명 줄이자는 의견을 냈고, 지역구를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린다는 식으로 봉합했었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 일반의 생각이다. 정치 불신이 하늘을 찌르는데도 의원들은 연 보수 2억 원 등 특혜가 200가지를 넘을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 일본보다 의원 1인당 인구비율도 낮다. 의원 숫자 늘리기보다 국회 개혁과 효율화가 절박한 과제다. 100명 증원이 어떠냐는 식의 발상은 정치지도자 자격이 없음을 자인하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자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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