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옥에서 지난해 대규모의 흑자 전환과 부채 감축 초과 달성 등 혁신경영 성공 비결을 설명하고 있다.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옥에서 지난해 대규모의 흑자 전환과 부채 감축 초과 달성 등 혁신경영 성공 비결을 설명하고 있다.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1조5000억 원의 당기 순이익으로 지난 2013년 1800억 원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동시에 부채감축도 목표치(1조1690억 원)보다 48% 초과한 1조7329억 원을 달성했다.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7개월간 정지해있던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호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정상가동돼 2013년 75.5%였던 원전 가동률이 2014년 85%로 9.5%포인트 높아진 결과다. 원전 고장 정지 건수가 2012년 9건, 2013년 6건에서 지난해 5건으로 줄어 원전비리로 잃었던 국민의 신뢰가 조금씩 회복되는 중이다.

한수원은 인사를 통한 내부 혁신도 단행해 지난해 1월 1급 이상 간부 50% 이상을 외부에서 수혈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공기업 경영 중간평가에서 3년 만에 최하위권에서 벗어나 6위로 상승했고, 올해는 3년 만에 직원들이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16년간 지지부진했던 신한울 원전 건설 관련 주민과의 대타협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APR1400’ 원전이 미국에서 설계인증 사전심사를 통과해 미국과 프랑스 등 글로벌 제3세대 원자력발전소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도 청신호가 켜졌다.

한수원이 진퇴양난 국면에서 빠져 있던 2013년 9월에 취임해 3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아선 조석 한수원 사장을 6일 만나 공사 혁신경영에 성공 비결을 들었다.

조 사장은 취임 당시의 위급했던 발전 가동률을 제일 먼저 언급했다. “2013년에 부임해 첫 번째 과제가 7개월간 가동이 중단된 원자력발전 3개를 재가동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술적 현안 해결이 매우 힘들었지만, 지난해 1월에 재가동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발전소 가동률이 85%로 올라갔어요. 발전소 고장 정지 건수가 5건으로 줄어들면서 안정적인 원전운영 실적을 냈습니다.”

현재 한수원은 국가 전력의 약 31%를 공급하는 국내 최대 발전회사로 전국 20여 지역에 23기의 원자력 발전소와 35기의 수력 발전소, 16기의 양수 발전소, 6기의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방만 경영 개선과 부채감축 역시 조 사장에게는 매우 힘든 과제였다. “저희는 부채감축 대상 기관 18개에 포함돼 부채 감축과 동시에 방만 경영도 개선해야 하는 등 산적한 문제가 하나둘이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부채는 기존 계획보다 상당폭의 부채를 더 많이 감축했지만, 방만 경영은 직원들 복지문제로 해결하는 데 매우 어려운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직원 80% 이상이 오지에서 24시간 발전소를 운영하기 때문에 필요했던 복지정책 역시 국민의 눈높이에서 맞춰서는 과감히 줄이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노조와의 난항을 거듭한 결과 두 차례 걸친 조합원 투표로 개선했습니다. 정부가 정한 마감 시간 30분 전에 최종적으로 노사 간의 합의를 했던 것입니다. 그런 노력과 결과를 공공기관 평가단에서 인정해서 저희가 6위로 양호기관으로 선정됐습니다.”

조 사장은 신고리 3호기가 상업운전 승인을 받게 된다면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고리 3호기는 2013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약 1년간 안전등급 케이블(약 674㎞)을 전량 교체완료 하고, 지난 3월 초에 운영허가 취득을 위한 규제기관 심사, 검사 관련 모든 현안을 종결했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운영허가를 취득한 후에는 연료 장전과 출력상승시험 등 운전시험을 수행해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신고리 3호기는 UAE에 건설되고 있는 참조 원전입니다. 특히 국내 기술로 개발한 설비용량 1400㎿급 신형경수로 APR1400으로, 1000㎿급의 한국표준형 원전 OPR1000의 설계, 건설, 운영 및 정비를 통해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기반으로 신개념 기술을 도입해 안전성과 경제성, 운전 및 정비의 편의성을 향상하게 시킨 원전입니다.”

그는 미국 등 신규 원전 수요가 증가에 맞춰 독자 개발·상용화된 APR1400은 앞으로 원전 수출에 선봉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PR1400의 표준설계는 최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사전심사를 통과하고 본심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번 사전심사 통과는 NRC가 표준 심사기간 준수를 위해 사전심사 요건을 강화한 이후 첫 통과사례로 본심사에서 설계인증 취득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10년에서 20년 사이에 미국 내 운영허가 만료 원전이 집중되어 그 대체 신규원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인허가 여건상 최신 안전요건을 만족하는 설계인증 취득 원전만이 새로이 건설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설계인증의 중요성과 효용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조 사장은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안전성 강화에 회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 원전’에 확실한 방점을 둔 경영을 재차 강조했다.

“한수원은 이중 격납 건물, 다중안전설비 등을 적용한 유럽 원전 설계요건을 충족하는 원전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후쿠시마 후속대책을 가장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안전성 차원에서 세계 어느 나라의 원전보다도 우수하다고 자부합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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