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수도권 대학 ‘중복지원’2013년 총 3조8202억 지원… 수도권 사립대에 39% 배정

비수도권 대학은 26% 그쳐… 예산 쏠림으로 격차 벌어져

교육부外 31개부처 지원예산 컨트롤타워 없어 실효성 ‘뚝’


교육부 외에도 무려 정부 31개 부처가 대학에 지원하는 예산이 매년 1조 원씩 늘어 10조 원에 이르는데, 정부 부처 간 사업과 예산을 조정하는 컨트롤타워가 없어 서울권 주요 대학 일부가 예산을 중복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구조개혁과 함께 대학재정개혁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 메이저 대학에만 예산 집중 =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쟁점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대학 지원은 2011년 32개 부처 8조3412억 원, 2012년 31개 부처 9조4502억 원, 2013년 32개 부처 10조5074억 원 등 매년 1조 원 이상 늘어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대학을 지원하는 자체사업도 2013년 기준 1962억 원, 시·도교육청은 298억 원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수많은 사업의 평가기준이 비슷하다 보니 교육 역량, 시설에서 앞서는 서울 및 수도권 대규모 대학들에 예산이 쏠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2013년 기준 전문대를 제외한 대학 실지원액은 국립대 5조1563억 원, 사립대 3조8202억 원 등 총 8조9756억 원이다. 사립대의 경우 이 예산 중 무려 39.4%가 수도권 대규모 대학(25개교)에 몰렸다. 비수도권 중소규모 대학에도 25.9%가 지원됐지만, 대학 수가 86개교로 3배 이상 많아 대학별 평균 지원액으로 보면 큰 차이가 난다. 수도권 대규모 대학의 두 배가 넘는 수도권 중소규모 대학(52개교)의 지원율은 13.3%에 그치고, 비수도권 대규모 대학(22개교) 역시 21.3% 수준이다.

소위 명문대라 불리는 수도권 대규모 대학들이 여러 사업에 선정돼 예산 지원을 받는 것은 다양한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지원으로 계속 그 격차가 벌어지면 지방대는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 특히 교육부를 포함한 32개 부처의 사업에서 각각의 평가 방법이 활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지표가 비슷한 게 많아 중복지원을 초래한다는 분석이다. 부처 간뿐 아니라 부처 내에서도 각 재정지원사업을 운영하는 과가 달라 중복 지원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교육부의 주요 대학재정지원사업인 ACE, BK21+, LINC, CK에 모두 선정된 대학은 17개다. 이 중 학생 수가 1만 명이 넘는 학교가 12개교다

◇정책 중복으로 대학구조개혁 실효성 떨어져 = 부처 간 중복 지원은 예산 부담뿐 아니라 정책이 겹치는 데 따른 혼선을 일으켜 정책 실효성까지 떨어뜨린다. 교육부는 대학과 전문대학을 포함해 2023년까지 대학 정원 16만 명을 줄이는 대학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고용노동부는 전문직업교육기관인 폴리텍대학을 점점 늘리고 있는 게 대표적인 예다. 폴리텍대학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전문대학은 “구조개혁 대상이 교육부 산하인 대학에만 한정되다 보니 구조개혁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인 과학기술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신설뿐 아니라 지역 내 과학기술특화대학을 과학기술원으로 변경하기 위해 지역 국회의원들을 통해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원은 교육부 산하가 아니어서 대학구조개혁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특성화에 따른 예산 집중 지원도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총 10개의 과기원 신설 혹은 지위 전환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대학구조개혁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밖에 없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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