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답답하네요. 과학적으로 최고 수질을 공인받아 아무 문제도 없는데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계속 공급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니….”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광주과학기술원, 두산중공업, 부산시 등은 1954억 원을 들여 지난해 9월 부산 기장군 대변리 4만7500㎡에 세계 최대 규모의 최신 역삼투압 방식의 해수 담수화 시설을 완공했다. 이 시설은 최초의 광역 상수도 공급시설이자 미래 유망 물 산업의 해외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책사업이다. 특히 전국적으로 원수가 가장 안 좋은 낙동강 하류 물을 사용하는 부산시로서는 깨끗한 수돗물 공급과 비상시 대체 상수원확보 차원에서 상당한 기대를 가져왔다. 실제로 이 수돗물은 낙동강 일반정수장 물보다 잔류염소, 총트리할로메탄 등 15개 항목에서 10배 이상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하루 4만5000t을 생산, 기장군 일대 주민 10만여 명에게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고리원전 주변(11㎞거리)에서 취수한 물이라는 이유로 막연히 방사성 물질 오염 우려를 제기하는 일부 주민 및 단체들의 반대로 공급시기가 지난해 11월에서 오는 6월로 7개월 이상 계속 연기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의 정밀조사결과 아주 우수하다는 과학적 발표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급기야 부산상수도본부는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질 공인 검사 기관인 미국국제위생재단(NSF)에 검사를 의뢰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고, 검사결과 247개 항목에서 모두 기준을 통과했다. 주민들이 우려하는 세슘, 요오드, 삼중수소, 스트론튬 등 방사성 물질 58종은 아예 검출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반대 주민대책위 측은 “최소한 1∼2년 정도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한 이후에야 판단할 수 있다”며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막연한 불안감으로 유망 국책사업이 7개월째 무용지물이 되고, 부산시의 상수원확보도 난관을 맞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조차 “미세한 검출량을 따진다 하더라도 하루에 이 물을 2ℓ씩 수백∼수천 년 먹는 양이 건강검진 때 엑스레이(X-ray) 한 번 찍는 것과 같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상수도본부는 향후에도 실시간 정밀 방사능 측정기를 설치하고, 매월 NSF 등 연구기관에도 의뢰해 수질을 분석하기로 했지만, 6월 시행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김기현 부산=전국부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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