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만 ‘검은손’ 등 4편 개봉 ‘여름 성수기 경쟁 피하기’ 분석흔히 공포영화를 ‘납량물’이라고 부른다. 여름철에 무더위를 잊을 만큼 서늘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올해는 더위가 찾아오기 전인 4월부터 다양한 공포영화가 관객을 찾아온다. 지난 2일 개봉한 ‘팔로우’(감독 데이비드 로버트 미첼)를 비롯해 4월에만 4편이 개봉한다. 오는 16일 ‘검은손’(감독 박재식·사진)과 ‘위자’(감독 스틸즈 화이트)가 나란히 관객과 만나며 ‘우먼 인 블랙:죽음의 천사’(감독 톰 하퍼)도 이달 중 개봉될 예정이다.

공포영화들이 개봉일을 앞당긴 것은 여름 성수기 치열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다. 또 평년보다 높은 기온도 ‘때이른’ 개봉을 부추겼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공포영화는 마니아층을 겨냥하기 때문에 상영작이 많지 않은 비수기를 택했다. 가장 먼저 개봉한 공포영화가 흥행이 잘 된다는 속설도 작용했다”며 “올해 4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편이라 좋은 성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소재도 다양하다. ‘팔로우’는 정체불명의 존재가 서서히 다가오는 공포를 담았다. 남자친구와 데이트 도중 “뭔가가 널 따라다닐 거야”라는 말을 들은 제이(마이카 먼로)는 그날 이후 자꾸만 자신을 따라오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스멀스멀 밀려오는 공포감은 맛볼 수 있지만 숨이 멎을 것 같은 오싹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4월 공포물 중 유일한 한국 영화인 ‘검은손’은 유전자 연구와 장기이식을 다뤘다. 여기에 남녀 간의 삼각관계가 얽혀 심리 스릴리의 느낌도 전한다. 대형 병원장의 딸(신정선)과 결혼해 원장 자리를 꿰찬 정수(김성수)는 연인인 유경(한고은)을 향한 사랑을 놓지 못하고 비밀스러운 연구에 집착한다. 이 영화는 공포영화의 기본 공식을 충실히 따라간다. 섬뜩한 장면들이 이어지며 인물들 간의 갈등으로 분위기가 고조된다. 하지만 작위적인 장면들이 공포감을 반감시키며 심장을 조여오는 맛도 약하다.

귀신을 불러내는 게임을 소재로 한 ‘위자’는 시작부터 자극적인 공포감을 전한 후 점차 강렬한 공포로 관객을 몰아간다. 죽은 친구의 영혼을 불러내기 위해 위자 게임을 시작한 레인(올리비아 쿡)과 친구들에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하나 둘씩 귀신에 홀린다. 빠르게 전개되며 쉼 없이 관객을 놀라게 하는 이 영화는 마지막에 극적인 반전 재미도 선사한다.

‘우먼 인 블랙:죽음의 천사’는 대니얼 래드클리프 주연 ‘우먼 인 블랙’(2012년)의 속편이다. 영국 가디언지 선정 세계 5대 공포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영국 런던의 어린이보호소 보육교사가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데리고 오랫동안 버려져 있던 저택으로 피란을 오면서 시작되는 저주를 그렸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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